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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일찍 와 문대통령 기다린 트럼프

Posted December. 03, 2018 08:04   

Updated December. 03, 201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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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오후 3시 25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살게로 양자회담장. 호주와 약식회담인 ‘풀어사이드(pull-aside)’ 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들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의전장을 대기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 자신의 도착을 알렸다.

 문 대통령이 회담장에 도착한 것은 정확히 회담 시간에 맞춘 오후 3시 반. 트럼프 대통령이 5분 먼저 도착해 문 대통령을 기다린 셈이다. 이날 회담은 미국 주최인 만큼, 주최국 대통령이 먼저 도착해 상대국 대통령을 맞는 것이 관례이긴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5분 먼저 도착해 기다리는 건 드문 일. 문 대통령은 지난달 아세안(ASEAN) 정상회의가 열린 싱가포르에서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15분간 기다리기도 했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특히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전했다. 남북 군사 분야 합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강하게 항의한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긍정적 메시지를 밝혔다고 문 대통령이 전하자, 회담장 밖 청와대 관계자들은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문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방문에는 퇴임을 앞두고 있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동행했다. 김 부총리는 1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재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공직자로서 나가는 날까지 G20과 내년도 예산안 통과를 마무리해야 한다”며 “두 가지를 마무리할 수 있게 돼 공직자로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현지 동포간담회에서 “한 분만 소개해 드리겠다. (곧) G20 정상회의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이 자리를 떠날 것 같아서 소개해 드린다. 김 부총리가 함께해 주셨다”고 예정에 없던 소개를 하기도 했다.

 G20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를 떠나 2일 뉴질랜드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4일 귀국한다.


오클랜드·부에노스아이레스=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