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축구 국가대표팀에 복귀한 김신욱은 6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카타르와의 경기를 통해 대표팀의 효과적인 공격 옵션으로 떠올랐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김신욱은 10분 만에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공중 볼을 따내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동점 골에 기여했다. 또 최전방에서 볼을 받은 뒤 골문 앞으로 침투하는 동료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해 주며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김신욱은 “(동료들에게) 나를 많이 이용하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한 것이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헤딩만 잘하는 공격수’라는 비판에 시달려 온 김신욱은 올 시즌 프로축구 전북에서 동료들과의 협력 플레이에 눈을 뜨면서 ‘전천후’ 공격수가 됐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김신욱이 머리뿐만 아니라 발도 잘 쓰는 선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신욱은 올 시즌 초반 기초군사훈련과 부상 여파로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2선 공격수들과의 팀플레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전북 관계자에 따르면 김신욱은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도 동료들에게 정확한 타이밍에 머리와 발로 패스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팀 훈련이 끝난 뒤에는 김보경 등 2선 공격수들과 함께 패스의 높낮이를 조절하고, 2 대 1 패스를 주고받은 뒤 슈팅을 하는 훈련을 반복했다. 최 감독은 “2선 공격이 매서운 대표팀처럼 전북에도 레오나르도 등 좋은 2선 공격수가 많다. 김신욱이 소속팀에서 2선과의 연계 방법을 연구한 것이 대표팀에서의 활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1일 오후 11시 45분(한국 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른다. 이란은 앞선 3경기에서 강한 압박과 밀집 수비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공중 볼 다툼에서 강하고 볼도 잘 뺏기지 않는 김신욱에게 이란 수비가 몰리도록 만든 뒤 이 틈을 타 2선 공격수들이 빈 공간으로 침투해 골을 노리는 작전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표팀의 측면 공격 비중이 커진 것도 김신욱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카타르전에서 대표팀은 측면 수비수 홍철(수원)의 활발한 공격 가담 속에 측면 공격 횟수가 23회로 중앙 공격(5회)보다 훨씬 많았다. 이란전에서 대표팀이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김신욱은 헤딩 골도 노릴 수 있다.
한국은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2패로 뒤져 있다. 이란 방문 경기에서는 2무 4패로 승리한 적이 없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맞대결에서는 안방과 방문 경기에서 모두 0-1로 졌다. 당시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한국을 꺾은 뒤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를 날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 현재 전북을 이끌고 있는 최 감독이다. 최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빚을 갚아 줬으면 좋겠다. 신욱이가 득점까지 성공해서 이기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