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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문턱서 U턴한 박영선, 국회정상화 물꼬 틀 때

탈당 문턱서 U턴한 박영선, 국회정상화 물꼬 틀 때

Posted September. 18, 2014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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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을 예고하며 칩거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엿새만인 어제 저에게 주어진 책임감만 짊어지고 가겠다며 원내대표직에 복귀했다. 여당과 협의해 세월호 특별법으로 마비된 국회 상황을 타결해야 할 야당 사령탑의 공백 위기를 넘겼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그럼에도 두 차례의 여야 합의안과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시도를 당에서 거부당했던 박 위원장이 세월호 특별법을 마무리 짓고 국회를 정상화하는 리더십을 보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박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진상조사위에 수사권 기소권을 달라는 요구는 삼권분립체계에 어긋난다고 선을 그은 것을 비난하며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마지막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조차 수사권 기소권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선 안된다(금태섭 전 대변인)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20% 안팎으로 떨어진 당지지율 자체가 특별법 협상은 계속하더라도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를 정상화하라는 다수 국민의 여론을 반영한다.

당장 국회에는 예산안은 물론이고 정부의 담뱃세 주민세 인상을 비롯한 증세와 복지경제활성화 재원 문제 등 민생 현안이 쌓여 있다. 새정연은 부자감세 철회 없는 서민증세 반대를 내건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비판했지만 국회 예산법안 심의권을 팽개치고 밖에서 비판만 하는 것은 허공에 주먹질하는 것밖에 안 된다. 박 위원장이 원내대표 복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공감을 말하면서도 방법에 대해선 구태와 다름없는 자세를 보인 것도 실망스럽다.

민생은 외면하고 낡은 선명성 경쟁을 일삼으며 계파적 이해관계만 추구하는 모래알 같은 당의 체질을 혁신하지면 새정연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박 위원장도 어제 이 당을 집권이 가능한 정당, 국민이 공감하는 정당으로 바꿔 혁신해 보고자 호소해봤지만 그 또한 한계에 부딪혀지면서 저 또한 엄청난 좌절감에 떨었다고 토로하지 않았는가. 좌절감을 안겨준 당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규명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해야 자리보전을 위해 탈당 소동을 벌였던 것이 아니냐는 당 안팎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당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우선 박 위원장은 책임 있는 정당의 원내대표답게 국회를 정상화함으로써 자신이 말한 환골탈태 실천을 입증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