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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대낮 폭탄주와 성폭행의 피해 여생도 보호해야

육사, 대낮 폭탄주와 성폭행의 피해 여생도 보호해야

Posted May. 31, 2013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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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군인을 양성하는 육군사관학교에서 선배 남자생도()가 술에 취한 후배 여자생도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고급 장교를 양성하는 군 최고 교육기관인 육사에서 이런 불명예스러운 일이 캠퍼스 내 기숙사에서 버젓이 벌어졌다니 통탄할 일이다. 1998년 육사가 여자생도를 뽑기 시작한 이래 이런 사고는 한번도 없었다. 사관학교의 기강이 땅에 떨어지지 않고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한 생도의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흐트러진 육사의 규율을 바로 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성폭행은 생도의 날 축제기간(2124일)인 22일 오후 2시에 벌어졌다. 지도교수 주관으로 육사 영내 교정에서 점심식사 중에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돌려 마셨다고 한다. 교정에서 여생도가 만취해 구토할 정도로 술을 마시도록 방치했다니 무엇보다 지도교수의 책임이 크다. 더욱이 술을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더 큰 문제다. 사람마다 주량이 다르고 여성은 남성보다 술에 약하다.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는 폭탄주가 사람을 잡은 것이 아닌지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4학년 남자생도가 항거불능 상태인 여자 후배를 자신의 기숙사로 끌고 가 문을 잠그고 성폭행을 했다니 믿겨지지 않는다. 명예에 살고 명예에 죽는다는 육사 생도가 시정잡배보다도 못한 성윤리 의식을 갖고 있었다는 말인가. 67년 육사 역사에 씻지 못할 오점()이다. 육군은 대낮 음주경위와 성폭행 진상을 철저히 파악하고 관련자들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히 피해 여생도가 성폭행에 이어 또 다른 2차 피해를 당해서는 안 된다. 육사는 여생도의 신원 보안을 철저히 하고 성추행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심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이번 사건이 이 여생도가 고급 군인으로 성장하는데 장애물이 돼서는 안 된다. 피해 여생도가 무분별한 신상 털기 대상이 되지 않도록 육군은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1998년 여성에게 입학 문을 개방한 이후 육사의 여생도 비율은 10%를 웃돌고 있다. 각국이 군대 내 성폭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육사인 웨스트포인트에선 최근 한 생도가 여생도 샤워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동영상을 찍고 이를 파일에 저장했다가 들통 난 적이 있다. 이웃나라들과 성폭력 예방의 지혜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국군은 사관학교를 비롯해 군대 내 성추행 및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점검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