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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교통사고 위장 테러

Posted May. 10, 2013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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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거리의 볼거리 중 하나가 여자 교통경찰이다. 늘씬한 키에 균형 잡힌 몸매를 자랑하는 이들의 절도 있는 동작을 보고 있자면 저절로 사진기 셔터를 누르고 싶어진다. 평양에서 거리의 얼굴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유난히 하얀 얼굴이 많다. 밝은 색조의 분을 많이 사용한 화장술 탓이다. 신장은 165cm 이상에 1826세의 고졸 이상 미혼 여성만 뽑는단다. 최근 신호등 설치가 늘어 150여 명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북한의 선호 직업 중 하나다.

북한은 최근 교통순경 이경심(22) 영웅 만들기에 한창이다. 불의의 정황 속에서 혁명 수뇌부의 안전을 결사 보위했고 수령 옹위의 빛나는 모범을 보여줬다며 공화국 영웅칭호와 국기훈장 1급을 수여했다. 하지만 정작 영웅적 행동이 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혁명 수뇌부라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지칭하는 것이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김정은을 목숨을 걸고 구해낸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해봄 직하다.

북한에선 교통사고를 가장한 암살 기도가 심심치 않다. 이경심의 근무지인 모란봉 구역 인민군교예극장 앞 사거리도 2006년 9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승용차가 폐차된 곳이다. 북한군 외화벌이 트럭이 뒤에서 들이받았는데 암살 기도란 설이 파다했다. 장성택은 2005년에도 교통사고로 5개월간 병원 신세를 졌는데 최대 라이벌이던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이제강 사주설이 나돌았다. 공교롭게도 이제강은 2010년 8월 심야에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었고 장성택은 명실상부한 2인자가 된다.

차도 별로 없는 북한에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김정일이 생전에 즐겼다는 비밀파티 탓. 김정일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는 파티 참가자는 반드시 손수 운전해야 한다는 것이 김정일의 철칙()이었고 만취 상태로 귀가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적고 있다. 김정은이 만취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했을 리는 없고 누군가 암살을 기도했다면 간이 큰 사람인가 보다. 추측이 사실이라면 김정은 주변 경호가 강화되고 있을 북한은 공포 분위기일 것 같다.

하 태 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