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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월드킥 S세대 떴다

Posted June. 14, 20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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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경기장에 들어서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렸죠. 선수들 모두 제자리에 얼어붙어 있으니 패스할 곳이 없었어요.(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

제가 월드컵에 나갔을 땐 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이 조용했어요. 선수들 모두 너무 긴장해서 건드리면 터질 것 같았죠.(차범근 SBS해설위원)

예전엔 이랬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만 해도 이런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녹색 그라운드를 밟기 직전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즐겁게 놀아 보자.

유럽도 안 무섭다당당한 그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태극전사들이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치러진 경기인 데다 상대는 우리가 원정지에선 맥을 못 추는 덩치 큰 유럽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태극전사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 뒤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오히려 상대를 압도했다. 경기가 끝난 뒤 그리스 공격수 요르고스 사마라스(셀틱)는 한국은 경기 전부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여기서부터 지고 들어갔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러한 자신감의 중심에는 1985년 이후 태어난 S세대가 있다. 박주영(25모나코) 이청용(22볼턴) 기성용(21셀틱) 정성룡(25성남) 이승렬(21서울) 김보경(21오이타) 강민수(24수원) 등이 그 주인공.

그리스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박주영은 상대 수비를 달고 다니며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장신 수비수들을 상대로 헤딩 볼을 따내 동료에게 찬스를 제공했고, 날카로운 침투로 수비진을 교란했다.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6개의 슛을 날려 3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의 활약도 여전했다. 이청용은 빠른 발과 현란한 드리블로 그리스 측면 수비진을 무너뜨렸고, 기성용은 정교한 패스와 프리킥으로 허정무호의 황태자다운 모습을 보였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