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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시 건군한다는 각오로 강군만들라

[사설] 다시 건군한다는 각오로 강군만들라

Posted April. 20, 2010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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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사건은 우리에게 고귀한 장병들의 희생과 군함 한척의 손실만을 초래한 것이 아니다. 군()의 긴급대응태세와 보고 및 지휘체계, 정밀 정보탐지능력, 군 기강과 국가의 안보의식 등 대북()태세 전반에서 온갖 문제점과 허점을 노출했다. 경제위기 대처능력과 안보태세가 서로 역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대한민국은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 규명과 그에 따른 대응조치와는 별개로 군을 전반적 근본적으로, 그것도 시급하게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경제가 아무리 잘 풀려도 5000만 국민이 발 뻗고 잘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천안함 희생 장병 추모연설을 통해 이번 사태에 임하는 결의를 천명했다. 이 대통령이 침몰 24일 만의 첫 대()국민담화에서 국가원수 및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철저한 원인규명과 그 결과에 따른 단호한 대처, 강군()을 위한 개혁을 다짐한 것은 의미가 있다. 그는 강한 군대는 강한 무기뿐만 아니라 강한 정신력에서 오는 것이라면서 우리 군을 강군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사태는 우리 군의 대북 경계태세에 구멍이 나있음을 일깨워줬다. 전쟁 발발 60년이 지나면서 우리에게 625는 잊혀진 전쟁이 돼가고 있다. 이 땅에 전쟁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던 국민에게 천안함 침몰은 청천벽력이었다. 평화는 반드시 대가가 필요하고, 군사력과 군의 기강 및 정신력이 월등해야 평화를 지켜낼 수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우리는 잊고 있었다. 무엇보다 군의 긴급대응태세와 지휘체계의 허점은 국민에게 실망감과 불안감을 안겨줬다.

우리는 지금 북의 핵무기와 각종 장단거리 미사일, 생화학 무기, 18만여 명의 특수전 병력 등 비대칭() 전력() 앞에 취약한 상태로 놓여있다. 최첨단 이지스함을 비롯한 해군의 수상전() 능력은 북보다 우세하다고 하지만 게릴라식 수중전()에서는 얼마나 허약할 수 있는지를 천안함 침몰이 보여줬다. 이번 사건이 북의 어뢰나 기뢰 공격으로 밝혀진다면 잠수함과 잠수정 침투에 대비한 수중 탐지 및 방어능력의 획기적 보완이 필요하다.

군의 강한 정신력은 높은 사기와 상하간의 기강, 건전한 안보의식에서 생성된다. 이는 일반 사회의 전반적 분위기와 국민의 안보의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장병들이 별다른 생각 없이 노출한 군사기밀 사항들이 인터넷 여기저기에 깔려 있는 것도 안보의식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젊은 세대 장병들의 안보의식을 강화하는 실효성 있는 정훈교육이 필요하다.

땜질식의 개혁으로는 군을 바로세우는 데 한계가 있다. 1948년 창군 당시의 원점으로 되돌아가 다시 건군()을 한다는 비상한 각오를 가져야 강군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