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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측 한국정부가 처한 상황 이해

Posted June. 14, 2008 08:22   

한미 양국은 13일 오후(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놓고 추가 협상을 벌인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의 고위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처한 상황을 이해한다며 한국 정부의 요구에 긍정적인 자세로 임할 것임을 밝혔다고 한 외교소식통이 12일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기분 좋은 상황은 아니다. (미국 쇠고기의 위험성에 대한 일부 한국인의 주장을)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상황은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의 이번 협상에서 한국 측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일정 기간 수출하지 않겠다는 업계의 자율규제를 양국 정부 차원에서 공식 문서로 보장해주는 방안을 요구할 방침이다.

그 방안의 하나로 수출증명(EV) 프로그램 운용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 행정부는 성명서나 서한 형식을 넘어서서 사실상의 강제 효력을 담은 문서 형식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V 프로그램은 미국 국내 유통 쇠고기와 다른 위생조건이 적용되는 경우에 실시하는 것으로 현재 20여 개 수출국별로 프로그램이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수출용에 대해선 미국 내 유통 쇠고기와 같은 조건이 적용되므로 별도의 EV가 필요하지 않다.

한국과의 협상에서만 월령제한을 없앤 게 아니라 지난해 국제수역사무국(OIE) 판정 이후 협상을 벌인 나라들은 모두 월령제한 등을 없앴기 때문에 한국에만 다시 EV를 적용하기는 곤란하다는 게 미국 측 주장이다. 자율규제에 개입해 세계무역기구(WTO)의 통상 규범을 위반하게 되며 일본 등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

미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협상 상대국들에 월령제한을 없애 달라고 요구해온 것은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에 걸린 경제적 이해관계가 크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국제기준 및 미국 국내 유통기준과 똑같은 기준이 수출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공급 자체가 전체의 5% 미만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의 통상 전문가들은 완전히 민간 차원에 맡기기를 원하는 미국과 정부 차원의 담보를 원하는 한국의 요구 사이에 여러 절충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가 자진해서 일정기간 30개월 미만만 취급하겠다는 자체 지침을 만들고 행정부가 이의 준수를 독려하고 감독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한 통상전문가는 만약 접점을 못 찾으면 한국 정부는 협상 이행을 못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할 수 있다며 미국이 WTO에 제소하는 등 반발할 수 있지만 어쨌든 이는 상대국의 동의를 받을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알렉산더 아비주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한국 상황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돌파구 마련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며 진전을 이루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상호 이해에 맞는다고 말했다.



이기홍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