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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제주 6만원에 모십니다

Posted March. 15, 200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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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오사카 10만 원, 부산상하이 8만 원, 대구베이징 7만 원. 비행기 요금 맞아?

저가() 항공사를 표방한 제주에어가 25일 창립 행사를 갖고 공식 출범한다.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한성항공도 지난달 건설교통부에 부정기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하는 등 지역을 기반으로 저가 전략을 내세운 소형 항공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들 항공사는 대형 항공기 위주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는 달리 80인승 이하 소형 항공기가 주력이다. 운임은 기존 항공사의 7080% 수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저가 항공사들이 생기는 것에 대해 겉으로는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노선 대부분이 적자 상태여서 저가 항공사에 국내 시장을 내주더라도 손해가 아니라는 것.

그러나 저가 항공사가 일본 중국 등 단거리 해외노선에 취항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미국 동남아의 저가 항공사처럼 높은 인기를 끌며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언제 날개를 달까=애경그룹과 제주도가 각각 100억 원과 5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제주에어는 올해 상반기 중 건교부에 정기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할 계획이다. 또 연말까지 캐나다의 항공기 제작사인 봄바디어사와 프랑스 에어버스 계열사인 ATR사 등 6개사의 6개 기종을 대상으로 검토한 후 도입 기종을 선정할 예정이다.

도입 대수는 5대. 운항 예정 노선은 제주김포, 제주부산, 제주대구 등 3개 노선이다. 내년 초 조종사 정비사 승무원 등 인력을 채용한 후 상반기 중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 항공사 퇴직자들이 설립한 한성항공도 ATR사로부터 항공기를 도입해 이르면 6월부터 청주제주, 김포제주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운임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라면=자본이나 조직 등 모든 면에서 기존 항공사보다 열악한 두 항공사가 내세우는 전략은 파격적으로 싼 가격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김포제주 노선 편도요금은 8만4400원이지만 두 항공사는 이 운임의 7080%만 받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 아일랜드 라이언항공, 영국 이지젯, 싱가포르 타이거항공 등 이미 성공한 저가 항공사들을 따라하면 항공기 운임의 거품을 없앨 수 있다는 것.

기내 서비스도 거의 없고 기내식도 없다. 수화물도 공짜로 싣지 못한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예약은 인터넷으로만 받는다. 자리 배정도 없다. 먼저 타는 사람이 아무 곳에나 앉으면 된다.

이런 원가 절감 노력으로 외국의 저가 항공사들은 배나 버스보다 운임이 싼 상품도 내놓고 있다.

최근 영업을 시작한 싱가포르의 타이거항공은 태국 푸껫과 싱가포르 간 편도 티켓을 불과 6.09달러(약 6000원)에 내놓기도 했다.

가격 파괴와 신규 수요 창출이 관건=항공전문가들은 새로 출범하는 국내 저가 항공사들이 피나는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을 많이 낮추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기존 항공사보다 약간 싼 정도로는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교통개발연구원 김제철() 책임연구원은 저가 항공사들이 뿌리를 내리려면 원가 절감 노력 외에 정부가 포항 울산 여수공항 등 지방 공항과 일본 중국을 연결하는 틈새 노선을 만드는 제도적 뒷받침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진흡 손효림 jinhup@donga.com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