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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체제선 대통령 잘못하면 국가 비극

Posted September. 28, 2003 22:43   

한나라당의 4선 중진인 신경식() 의원이 28일 공개적으로 내각제 개헌 총선 공약론을 제기해 한동안 잠잠하던 내각제 논의에 다시 불을 지피고 나섰다.

신 의원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 같은 대통령제에선 대통령이 잘못하면 대통령 한 사람의 비극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국가 전체의 비극으로 간다며 당내에서 내각제 개헌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다음달 국정감사가 끝나면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7대 총선에서 내각제 공약을 내걸어 (유권자)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으면 내각제에 힘이 실릴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여러 번 거치면서 국민들의 정치 수준이 높아져 (국민들은) 내각제에 잘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또 논의를 통해 현 대통령 임기 후 내각제를 하든가, 대통령제 하에서 내각제적 요소를 혼용해 가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국민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난맥상을 무조건 방치할 수 없다는 국민적 여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한 고위당직자도 최근 기자와 만나 노 대통령의 국정 혼선이 장기화될 경우 자연스럽게 탈권()적 차원에서 내각제 논의가 공론화될 것으로 본다며 내각제 공론화 가능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대선기획단장을 맡았던 신 의원은 이회창() 당시 후보의 핵심 측근. 그는 내각제론자인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도 교분이 두터운 것은 물론 최병렬() 대표와 이 전 후보간의 막후 채널로도 알려져 있다. 신 의원이 이날 순수한 개인적 의견이라고 했지만 그의 발언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신 의원의 발언에 당내 초재선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문수() 의원은 국민의 민주화 열망에 의해 대통령 직선제를 성취했는데 민심을 져버려선 안 된다고 말했고, 박종희() 의원은 대선에 연이어 패배하자 꼼수로 권력을 잡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각제론자를 자처해온 최 대표는 최근 들어서는 지금 내각제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여론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분당으로 촉발된 신()4당 체제에서 내각제론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 같다.



정연욱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