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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작가 손잡고 ‘출판의 벽’ 함께 넘어요

장애인 작가 손잡고 ‘출판의 벽’ 함께 넘어요

Posted August. 18, 2016 07:23   

Updated August. 18, 20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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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은 모르는 장애인 가정의 얘기를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작품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7년 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대상 수상자였지만 ‘장애인 작가’의 이야기에 세상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 올 6월 “장애인 작가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싶다”는 대학생들을 만나 문학에 대한 꿈을 다시 가졌다.

 2009년 장애인 콜밴 이야기를 다룬 소설 ‘장애 콜, 신 기사’로 등단한 설미희 씨(50)와 건국대 인액터스 ‘동화하다’팀 얘기다. 인액터스는 대학생들이 사회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국제 연합 동아리로 국내에는 30개 대학에서 활동 중이다.

 동화하다는 ‘장애인 작가의 작품을 출판해 장애인의 삶을 알리고 그들이 동화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해 9월 결성됐다. 작가에게 불리한 수익배분 구조와 장애인 작가에게는 어려운 문학계의 벽을 대학생의 힘으로 함께 넘겠다는 것이다. 현재 설 씨 등 장애인 작가 3명이 동화하다와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동화하다를 이끌어온 김현정 씨(20·여)는 “장애인 관련 소재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고 몸이 불편한 작가가 담당 편집자와 소통하기 힘든 현실을 개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작가가 수익을 내고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 궁극적으로 장애인의 권익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설 씨가 동화하다를 만나 준비한 작품은 ‘아기독수리의 비상을 꿈꾸며’다. 올해 스물한 살이 된 아들과 자신의 스토리를 다뤘다. 설 씨는 “장애인의 자녀는 비장애인의 자녀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지만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동화하다를 만나 그런 아픔을 알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다시 펜을 들었다”고 말했다.

 동화하다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장애인 작가의 작품을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을 모아 필요한 양만큼만 책을 만들어 원가를 절감하겠다는 구상이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