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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전까진 노-김회담 안개속

Posted January. 16, 200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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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전격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까.

러시아 정부가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개최할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 60주년 행사에 한국과 북한을 모두 초청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정부 당국자들은 16일 일제히 섣부른 추측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남의 집 환갑잔치에 초청을 받았는데, 맞선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외교적으로 부담스러운 얘기라고 말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도 남북정상회담까지는 거쳐야 할 단계와 절차가 굉장히 많다며 아직은 빅뉴스(Big News)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데는 일단 적극적이다. 60년 만에 한번 있는 행사 취지도 그렇지만 승전국 패전국 가릴 것 없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노 대통령이 올해 4월쯤 독일 방문을 추진 중이서 러시아를 함께 방문하는 데 일정상 무리도 없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이 1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상대가 응한다면 주제에 관계없이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 가능성이 있으면 적극 제안할 용의도 있다고 말한 것도 이번 행사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관건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참석 여부다. 우선 김 위원장은 세계 여러 나라의 정상들이 참석하는 국제 행사에 참석한 전례가 없다. 대외적으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북한의 국가원수로 돼 있어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이나 다른 고위급 인사가 김정일 위원장 대신 참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일성() 북한 주석이 이끌었던 88여단이 항일 전쟁에 참전했다는 것이 러시아 측이 이번 행사에 북한을 초청한 이유여서 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5월 9일 이전에 북한 핵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고 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열릴 경우 북한은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일 이번 행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체제 안전을 보장받으려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