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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열고선 못달릴 코리아 '악취의 관문'

차창 열고선 못달릴 코리아 '악취의 관문'

Posted March. 02, 200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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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들어와 있는 미국인 대미 킴(24)은 지난달 20일 한국에 놀러 온 고향친구를 마중하러 인천국제공항에 나갔다가 자존심이 푹 상했다. 친구가 이렇게 냄새가 고약한 곳에서 어떻게 사느냐고 면박을 줬기 때문.

사실 킴씨 역시 지난해 2월 한국에 처음 입국했을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킴씨는 한국에 대해 인상이 좋았는데 처음 공항에서 내려 서울로 오다가 이상한 악취 때문에 얼굴이 찌푸려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을 잇는 전용고속도로가 몇 년째 역겨운 냄새에 휩싸여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과 일반시민들에게 불쾌함을 안겨주고 있으며, 특히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나쁜 첫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악취의 진원지는 김포쓰레기매립지와 인천서부산업단지의 산업폐기물소각장 등 인근에 산재해 있는 쓰레기매립지.

실태=지난달 25일 오전 인천공항고속도로 북인천나들목 톨게이트 부근.

시원스레 새로 뚫린 고속도로를 차들이 미끄러지면서 지나갔다. 그러나 도로 주변의 시골 경치들이 보기에도 좋고 날씨도 푸근했지만, 창문을 열어 놓은 차량들이 없었다.

톨게이트에서 일하는 A씨(여)는 흐린 날엔 독한 방귀 냄새처럼 변해 화장실에 앉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람이 불면 톨게이트에서 영종대교 직전까지 도로 전역(15.8km)에 악취가 퍼진다. 한 공항순찰대원은 어떨 땐 차 창문을 닫아도 냄새가 난다면서 이게 무슨 냄새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차마 뭐라고 말해줄 수가 없다며 답답해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홍기창() 환경관리팀장은 인터넷 게시판에도 이용객들의 불만이 줄기차게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포쓰레기매립지를 담당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매립관리팀 박정현 대리(37)는 쓰레기매립지는 노력을 많이 해 이전보다는 냄새가 많이 줄었다며 인천서부산업단지의 산업폐기물 소각장도 냄새의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