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가당 콜라·사이다는 간암 위험↑…제로음료는 연관성 확인 안 돼” [건강팩트체크]

입력 | 2026-06-11 15:27:00

가당 음료 하루 1잔 늘 때마다…간세포암 위험 10%·간내 담관암 위험 15% 증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콜라나 사이다, 스포츠음료, 설탕을 첨가한 과일 주스 등 가당 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이 간암의 일부 아형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1만 명 이상을 평균 약 18년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설탕 함유 음료를 많이 마실수록 간암의 두 가지 주요 아형인 간세포암(HCC)과 간내 담관암(ICC)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공 감미료를 사용한 다이어트 음료나 제로 음료 섭취는 전체 간암 위험이나 두 간암 아형 위험과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인공감미료 음료’는 주로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같은 감미료를 사용한 음료를 의미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로 음료에도 이러한 인공감미료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코디 와틀링(Cody Watling) 연구원이 주도했으며, 10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미국 10개 코호트와 유럽 1개 코호트 등 총 11개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 자료를 통합 분석했다. 참가자는 151만 명 이상(평균 연령 58세), 중앙 추적 기간은 17.8년이었다.

추적 관찰 기간에 총 2811건의 간암이 진단됐다.
이 중에는 간세포암 1699건과 간내 담관암 444건이 포함됐다.

간세포암은 간을 구성하는 주된 세포인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암 유형으로 전체 간암의 약 75~90%를 차지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간암은 대부분 간세포암이다.

간내 담관암은 간 안에 있는 담관(쓸개즙이 지나가는 관)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간세포암보다 훨씬 드물지만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전향적 코호트 연구는 건강한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먼저 조사한 뒤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추적 관찰해 질병 발생 여부를 비교하는 연구 방식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연구 시작 시점에 인공감미료 음료와 가당 음료를 얼마나 마시는지 조사한 뒤, 평균 약 18년 동안 추적해 전체 간암, 간세포암, 간내 담관암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

연구진이 섭취량을 범주별로 나눠 분석했을 때 가당 음료를 하루 1잔 넘게 마신 사람의 전체 간암 위험은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약 6% 높게 추정됐지만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가당 음료 섭취량이 하루 1잔씩 늘어날 때마다 간세포암 위험은 10%, 간내 담관암 위험은 1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당 음료 섭취는 전체 간암 위험과는 뚜렷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일부 코호트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타난 영향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남부 코호트(SCCS)에서는 가당 음료를 많이 마시는 사람의 간암 위험이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당뇨병 환자들이 진단 후 가당 음료를 줄였을 가능성 때문에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연구 전체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가당 음료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간세포암과 간내 담관암 위험은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가당 음료가 간암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뭘까.

연구진은 설탕 함유 음료가 체중 증가, 제2형 당뇨병, 지방간(MASLD)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당 음료에 많이 들어 있는 과당(fructose)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과당은 간에서 주로 대사되며 지방 생성을 늘리고 지방 산화를 억제해 지방간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

일부 동물실험에서는 과당이 장내 세균 과증식, 장 점막 손상, 장 투과성 증가를 유발해 간으로 유입되는 독성 물질을 늘릴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기전들이 당뇨병이나 비만 외에도 가당 음료가 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추가 경로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15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현재까지 최대 규모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당 음료 섭취는 간세포암과 간내 담관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고 인공감미료 음료는 전체 간암이나 간암 아형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인공감미료 음료, 특히 아스파탐이 간암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할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가당 음료는 여러 건강상 부정적 영향과 관련돼 있는 만큼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연구의 핵심 결과는 전체 간암 위험 증가가 아니라 간암의 주요 아형인 간세포암과 간내 담관암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인 만큼 가당 음료가 간암을 직접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아니며, 두 요인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진은 가당 음료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운동 부족이나 불건강한 식습관 같은 다른 위험 요인을 함께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결과를 음료만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비만이나 당뇨병과 무관하게 가당 음료가 독립적으로 간암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01/jamanetworkopen.2026.17754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