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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논리로 과학 연구 규제, 국가 간 협력 없으면 역효과”

입력 | 2026-06-05 04:30:00

권석범 KAIST 교수, 사이언스 발표
美 보안 심사 등 60만 건 논문 분석
자국 통제해도 해외 확산은 못막아




안보를 명목으로 강화된 연구 규제가 핵심 과학 발전을 옥죄면서 정작 안보 목적은 달성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대규모 데이터 분석으로 확인됐다.

권석범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이중용도연구에 대한 강화된 보안 규제가 핵심 과학 발전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규명하고 연구 결과를 4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이중용도연구란 백신·치료제 개발처럼 인류에 기여하는 동시에 생물무기·생물테러 등 안보 위험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연구를 뜻한다. 바이러스 변이 연구나 병원체 전파 연구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국가안보결정지침 189호에 근거해 연방정부가 관여하는 연구에 사전 보안 감독을 실시해 왔으며 2025년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추가 규제를 도입했다.

권 교수는 미국 특허청 보안 심사 기록과 특허-논문 인용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방법론으로 약 60만 건의 논문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중용도연구는 일반 연구보다 과학적 영향력이 일관되게 높았다. 규제 대상일수록 과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 연방정부가 직접 관여한 이중용도연구 비중은 1981년 약 41%에서 2005년 약 22%로 줄었고, 같은 기간 외국 기관이 주도한 비중은 35%에서 54%로 늘었다. 미국이 자국 연구를 옥죄는 사이 해외에서 동일한 수준의 이중용도연구가 성장해 단독 규제 강화의 실효성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권 교수는 “한 국가의 규제 강화만으로는 자국 내 과학적 파급력이 큰 연구에만 불균형적 제약을 가하면서 동일한 중요성을 가진 해외 연구 발전은 막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제 협력과 균형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가현 동아사이언스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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