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고 49층으로 재건축하는 통합심의안이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서울 서초구 반포미도1차 아파트의 재건축 뒤 조감도. 뉴시스
임유나 산업2부 기자
고층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면 최고 층수가 49층 이하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123층인 롯데월드타워처럼 초고층 건물도 지을 수 있게 됐지만 많은 아파트가 49층 이하를 선호하고 있는데요. 또 최근 공시가격 순위권을 차지하며 화제가 됐던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시설을 보면 30채도 50채도 아닌 딱 29채만 짓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왜 너도나도 약속한 것처럼 이렇게 짓는 걸까요? 이번 부동산 빨간펜에서는 아파트 층수와 규모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Q. 고층 아파트가 49층을 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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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규정이 피난안전구역 설치입니다. 초고층 및 지하 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초고층재난관리법 시행령)과 건축법 시행령에 따르면 초고층 건축물에는 피난안전구역을 최대 30층마다 1층 이상을 설치해야 합니다. 피난안전구역은 한 층 전체를 재난·재해 대피 공간으로 조성하는 구역을 말합니다. 방독면과 생수, 통신장비 등 필수품을 구비하고 열 전달을 막는 차열방화문을 설치해 화재 등에도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반면 준초고층으로 분류되는 30층 이상~49층 이하 아파트는 너비 1.2m 이상의 피난 계단을 설치하면 피난안전구역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외에도 초고층 건축물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지진과 해일, 테러 등 재난예방 및 피해경감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고 제연설비 등 준고층보다 강화된 소방심의도 통과해야 합니다. 층수가 높아지는 만큼 투입되는 자재도 늘어나는데요. 하중을 견디기 위해 콘크리트 강도는 강화되고 아파트 기둥 두께도 두꺼워집니다.
더 강화된 수준의 안전 규정을 충족하고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선 시간과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초고층 아파트를 지으려면 준초고층보다 통상 공사비가 1.5배가량 증가한다고 보고 있죠. 랜드마크 건축물을 지으려는 게 아니라면 일반 아파트 시장에서는 경제성을 고려해 49층 이하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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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부산 주거용 오피스텔인 마린시티 우신골든스위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고가 계기가 됐습니다. 마린시티 우신골든스위트는 지하 4층~지상 38층 규모였는데 당시 4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30분 만에 38층까지 번져 고층 건물 화재 예방 및 대비 시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이죠. 이 사고를 계기로 2011년 초고층재난관리법이 제정됐고 초고층 건물에 대한 정의와 강화된 안전 심의 규정이 마련됐습니다.”
29채로 지어진 서울 강남구 ‘청담 에테르노’. 30채 미만으로 지으면 공개 청약과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다. 뉴시스
Q. 아파트 규모와 관련된 다른 규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대표적으로 30채 룰이 있습니다. 공공택지나 투기과열지구 등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나 공개 청약 규제가 30채 이상 주택부터 적용돼 붙여진 이름인데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민간 택지의 경우 분양가를 정할 때 지방자치단체 분양가심사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해 높은 분양가를 매기기 어려워집니다. 이런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고급 빌라 등 하이엔드 주거시설을 30채보다 한 채 모자란 29채 규모로 공급하는 것입니다. 시행사가 원하는 만큼 시장 상황을 반영해 높은 분양가로 공급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강남구 에테르노 청담이 있습니다. 29채 규모로 분양 당시 3.3㎡당 분양가가 약 2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올해 3월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에테르노 청담 전용면적 464.11㎡의 공시가격은 325억7000만 원이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가격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국 공시가격 1위를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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