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나눔]장애인 자활 돕는 ‘프란치스코의집’ 중증 지적장애인에 일자리 제공… 두루마리 화장지-장갑 등 생산 직업 훈련 받으며 책임감 길러… “장애인 재활시설 롤 모델 되길”
박정희 프란치스코의집 원장이 시설을 소개하고 있다. 프란치스코의집은 지적장애인들이 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장애인 직업 재활 시설이다. 행복나래 제공
박정희 프란치스코의집 원장(57)은 “신체적 능력이 우수한 장애인들이 직업을 갖고 스스로 재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8년 설립된 충북 청주 프란치스코의집은 중증 지적장애인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하는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로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이곳은 장애인을 동정이나 시혜의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사회복지사가 일방적으로 돕는 지원 형태와는 다르다. 장애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더불어 함께 가는 아름다운 일터’를 핵심 가치로 두고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
● 일을 통해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장애인
현재 프란치스코의집 소속 장애인 근로자 56명은 화장지와 면장갑을 생산하고 포장에도 참여한다. 오전 9시 출근해 오후 4시 퇴근하는 여느 회사원과 비슷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프란치스코의집은 시설 내에 생산시설을 만들고 장애인들이 온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 은행 이용 방법 등 일상생활과 밀착된 자립 교육도 병행했다.
광고 로드중
프란치스코의집 직원들이 생산하는 두루마리 화장지.
프란치스코의집 직원들이 생산하는 장갑.
이런 경험은 장애인 근로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박 원장은 “타인과 대화조차 하기 어려워하던 장애인 근로자가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직업 훈련을 받으며 동료와의 관계 형성 등에 노력했다”며 “현재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말하고 신규 장애인 근로자에게 작업 방법을 직접 알려줄 정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의집 직원들은 생산 관리와 직무 지도, 시설 운영 전반을 담당한다. 장애인 근로자가 생산한 제품은 쇼핑몰, 나라장터, 학교장터 등 공공·교육기관 구매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프란치스코의집의 일자리는 장애인들에게 단순히 소득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매일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자존감 회복과 사회적 관계 형성, 지역사회 참여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 원장은 “장애인 근로자들은 이곳에서 일하기 전 대부분 보호자에게 용돈을 받아서 생활했다”며 “스스로 일하고 돈을 버는 경험을 하며 삶의 만족도가 눈에 띄게 상승한 게 보인다. 근로자들도 일자리 경험을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롤 모델이 목표”
프란치스코의집 소속 장애인 근로자들이 올 4월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봄날의 야유회’를 가진 뒤 단체사진을 찍은 모습. 프란치스코의집 제공
광고 로드중
프란치스코의집은 설립 초기인 1999년부터 근로 장애인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 활동과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이 시설 안에서는 직업에 대한 경험을 하고, 밖에서는 문화 활동을 통해 경험의 폭을 넓히고 동료 관계 형성 등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올 4월에는 근로 장애인 야유회를 열고 대전 국립중앙과학관과 한밭수목원을 다녀오기도 했다.
지역사회에서 프란치스코의집은 장애인 노동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사회와 연결된 일터로 운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원장은 “장애인 근로자들이 산업안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개인별 역량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며 “프란치스코의집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