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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수송 손실에 안전투자도 밀린다

입력 | 2026-06-25 04:30:00

[공기업 감동경영] 부산교통공사
작년 부산 무임 손실 1854억 원
전동차 교체 재원까지 잠식 우려
20년 표류 국비보전법 통과 주목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신조 전동차 반입 작업 현장 점검. 부산교통공사 제공


국가가 만든 무임수송 제도 비용을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40년 넘게 부담하면서 노후 차량 교체와 시설 개선에 투입할 재원까지 잠식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국회 청원심사소위원회에서 ‘도시철도 무임손실 국비보전 법제화 촉구 청원’이 22대 국회에 계류 중인 도시철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함께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공익 서비스 비용 부담 주체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적인 국회 심사 단계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무임수송 손실은 7754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부산의 무임 손실은 1854억 원으로 당기순손실 2143억 원의 86.5%를 차지한다. 부산은 승객 3명 중 1명 이상이 무임 승객으로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운영에 부족한 재원은 차입과 공사채에 의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 이자는 올해만 474억 원, 하루 평균 1억3000만 원에 달할 전망이다.

문제는 노후 전동차 교체와 시설 개선에 필요한 투자 재원마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교통공사는 국토교통부에 노후 차량 교체 사업의 국비 지원 비율을 50%까지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실제 반영은 30%에 그쳤다. 노후 시설 개선 사업 역시 요구한 1∼4호선 전 구간이 아닌 1호선 일부만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결국 부족한 사업비는 공사채로 충당할 수밖에 없었다.

공사는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노후 전동차 교체와 시설 개선 사업을 위해 5286억 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했다. 안전 투자 비용을 빚으로 메우고 늘어난 부채 이자가 다시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이러한 재정난의 주요 원인으로 국가 복지 정책과 비용 부담 구조의 불일치를 지목한다. 무임수송은 노인복지법, 장애인복지법, 국가유공자법 등에 근거하고 있지만 손실은 운영기관이 부담하고 있다. 반면 코레일은 2005년 관련 법 개정으로 무임 손실 지원 근거를 확보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1조6634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았다.

무임수송 국비 보전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한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무임수송은 정부 복지 정책이지만 예산 논의는 도시철도 운영을 소관하는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국토교통부가 운영기관에 이미 노후 전동차 교체와 노후 시설 개선에도 국비를 지원하고 있어 같은 예산 안에서 무임 손실까지 부담할 경우 시설·안전 투자 지원이 줄어드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이에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보건복지부, 기획예산처 등 관계 부처 간 역할과 재원 부담 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진행되는 가운데 새롭게 구성될 국토교통위원회가 무임수송 국비 보전 법안을 어떻게 다룰지 주목된다. 도시철도는 3451만 명이 이용하는 교통 복지 서비스다. 20년 넘게 발의와 폐기를 반복한 법안이 이번 국회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병진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국비 보전이 이뤄지면 노후 전동차 교체 등 시민 안전과 직결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임수송의 재정 영향과 지속가능한 교통 복지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하는 연구 용역도 진행 중인 만큼 국회 심사 과정에서 합리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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