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 NH투자증권 올해 주택 거래량 26만1000건 2021년 같은 기간보다 34.6%↓ 증시 日 거래량 3년새 50% 급증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NH투자증권 사옥. NH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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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계의 자산 운용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오랜 기간 ‘부동산과 예금’이 표준 포트폴리오 역할을 했다. 부동산은 주택담보대출이라는 레버리지를 적극 활용하는 투자 수단이었고, 예금은 원금을 지키는 안전판이었다. 두 자산의 조합은 그 자체로 하나의 표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 전제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체온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지표는 거래량이다. 가격 상승 기대가 강할수록 손바뀜도 빨라지지만 지금은 반대다. 올해 1∼4월 누적 주택 거래량은 26만1000건으로 시장이 가장 뜨거웠던 2021년 같은 기간(39만9000건)보다 34.6% 줄었다. 거래 위축의 직접적 원인은 레버리지 축소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이고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겹치는 ‘삼중 규제’가 적용됐다. 규제 지역 유주택자의 주택구매용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사실상 0%로 막혔고 무주택자도 시가 15억 원 초과 주택은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2억 원으로 한도가 차등 적용된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가산금리는 3.0%로 올랐고 실거주 의무도 부과됐다. 앞선 6·27 대책의 주택담보대출 6억 원 한도와 맞물려 ‘빚을 내 집을 사는’ 효과가 차단된 셈이다.
세금도 기대수익률을 끌어내린다. 다주택자에게는 취득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중과가 단계마다 붙는다. 보유 단계의 종부세·재산세에 처분 단계의 양도세까지 더하면 명목 시세차익의 상당 부분이 세금으로 환수된다. 거래가 막힌 상태에서 보유 비용만 늘면서 부동산은 ‘오르더라도 팔기 어렵고, 팔면 세금이 큰 자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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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온 자금은 증시로 향하고 있다. 올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량은 20억5000만 주로 2024년(14억6000만 주)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거래대금으로 보면 변화는 더 극적이다. 하루 평균 49조2000억 원으로 2024년(19조1000억 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부동산의 기대수익률이 떨어지는 사이 인공지능(AI) 시대 도래로 증시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점이 자금 이동을 부추겼다.
NH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센터는 이런 흐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자산 배분 전략의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2024년 기준 한국의 비금융자산 비중은 64.5%로 미국(32.0%), 일본(36.4%), 영국(51.6%)보다 높다. 전체 자산에서 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2%로 미국(28.8%)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선진국형 구조로 수렴하는 과정에서 비금융자산 비중이 작아지고 증권 비중이 확대될 구조적 여력이 가장 크다고 NH투자증권은 분석했다.
정책도 흐름을 뒷받침한다고 봤다. 주식 양도차익에 매기던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되면서 직접투자의 세후 기대수익률이 올라갔다. 고배당 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올해 도입돼 요건을 갖춘 상장사의 배당소득은 종합과세에서 분리돼 최고 30% 세율로 과세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최고세율(49.5%)이 적용되던 고액 자산가일수록 절세 효과가 크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기업을 겨냥한 밸류업 프로그램도 본격화됐다.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밸류업 계획 수립·공시 여부를 의무적으로 기재하게 되면서 제도는 자율에서 ‘사실상 의무’로 전환됐다. 이달 들어 기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731곳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83%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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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이 실물에서 증권으로, 보유에서 운용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관리의 질문도 ‘어디에 부동산을 살 것인가’에서 ‘어떤 기업을 살 것인가’로 바뀌는 분위기라는 얘기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