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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환갑이지만…“근육운동 덕분에 은퇴 뒤 설계까지 끝내”[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입력 | 2026-06-20 12:00:00


“누구나 ‘언젠가는 해야지’라고 말하지만, 지금 바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년퇴직 이후에도 모든 어르신이 근육을 키우고 지켜 100세까지 아프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안관종 서울경찰청 김포공항경찰대 안보팀장(59)은 근육운동을 하면서 정년 이후의 삶까지 설계하게 됐다.

안관종 서울경찰청 김포공항경찰대 안보팀장이 근육운동으로 몸을 만든 뒤 찍은 보디프로필 사진. 2018년 ‘미스터 폴리스’ 도전이란 버킷리스트를 정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한 안 팀장은 2024년 그 대회 50대 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내년 은퇴한 뒤에는 시니어 보디빌딩 지도자로 나설 계획이다. 안관종 팀장 제공

경찰 생활 27년째 되던 2018년 버킷리스트를 만든 게 계기가 됐다. 버킷리스트 첫 번째가 ‘미스터 폴리스’ 도전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몸 관리해 오면서 ‘언젠가는 한번 해봐야지’ 했던 꿈이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주춤했지만 2024년 경찰 최고의 보디빌더를 뽑는 ‘미스터 폴리스’에 출전해 50세 부 1위를 했다.

“젊었을 땐 거의 알코올 중독으로 불릴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어요. 탄탄하던 몸도 많이 망가졌죠. 무엇보다 정년이 다가오면서 ‘내가 한 게 뭐지?’란 생각이 들면서 삶이 무료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해 삶이 목표를 하나씩 만들게 됐어요.”

안 팀장이 2018년 늦깎이로 숭실사이버대 청소년코칭학과에 입학한 게 변화의 시작이다. 서울 종로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으로 근무할 때 제도권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범죄 피해 청소년들을 목격하며 어린 청소년들이 피해당하기 전 예방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심리를 알아야 범죄로부터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판단해 대학에 진학했다.

안관종 팀장이 서울 강서구 엠스타피트니스에서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대학에 들어간 뒤 퇴직 전 미스터 폴리스에 꼭 참가하고, 경찰 달력을 만들어 얻는 수익금으로 범죄 피해 아동을 돕겠다는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경찰 보디빌더들이 모델로 참여하는 경찰 달력은 아동학대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학대 피해 아동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경찰관들이 기획해 2018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피트니스센터가 문을 닫는 바람에 일상이 무너지면서 약 2년을 허비했어요. 하지만 코로나19가 2022년부터 잠잠해지면서 다시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죠. 2023년 1월부터 술을 끊고 몸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2024년 8개월간 강도 높은 훈련을 한 뒤 8월 열린 대회에서 입상하게 됐죠. 정말 기뻤습니다.”

당시 하루 4시간 이상 고강도 훈련했다. 새벽에 1시간 공복 유산소 운동으로 지방을 태웠다. 퇴근 후 저녁엔 3시간 이상 근육을 만들었다. 마지막 2~3개월은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식단까지 철저히 관리했다. 보디빌딩 무대 포즈도 제대로 배웠다.

안관종 팀장이 서울 강서구 엠스타피트니스에서 복근 운동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자신이 없었어요. 태권도나 특공무술은 땀이 쏟아지는 운동인데, 근력 운동은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땀이 많이 안 나더라고요. 오로지 나 혼자 고립된 상태에서 자신과 싸우는 운동이었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시간은 내 편’이라고 생각하며 버텼어요. 나와 아이들을 위해서도 끝까지 가야 했어요.”

꾸준히 운동하자 몸이 달라졌다. 거울 앞에 선 자신을 보며 “나도 이렇게까지 됐네”라고 감탄할 정도로 몸이 탈바꿈했다. 8개월간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미스터 폴리스에서 입상한 뒤 그해 11월에는 경기 파주시장배 대회에 출전해 50대 부문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안 팀장은 “성취감과 자신감, 그리고 당당함을 얻었다. 무료했던 시간이 대회 입상 하나로 꽉 차올랐다”고 했다.

전남 장성 출신인 안 팀장은 중학교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장성군 대표로 활약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났다. 복근이 선명하고 하체가 탄탄했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서울로 올라온 뒤 군 복무를 마쳤다. 그리고 어린 시절 ‘셜록 홈스’를 감명 깊게 읽으며 꾸었던 꿈을 위해 1992년 경찰이 됐다. 초창기 대통령 경호실 22경찰 경호대에서 7년간 파견 근무하며 태권도(4단)와 특공무술(3단)을 갈고닦기도 했다.

안관종 팀장이 서울 강서구 엠스타피트니스에서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하지만 50대로 접어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잦은 외근, 대민 업무 스트레스, 세 아이의 뒷바라지. “먹고 살기 바쁘고 승진해야 한다”는 현실 앞에서 몸 관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경찰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태권도와 특공무술로 몸 관리를 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자신을 위로하던 술잔이 어느새 알코올 의존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남성 호르몬 감소, 갱년기 증상, 대사증후군 위험 단계….’ 그 좋던 몸에 경고등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을 때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만들게 됐다.

열심히 운동해 미스터 폴리스 입상이란 영광도 얻었지만, 그 이면엔 또 다른 현실이 있었다. 극단적인 식단 관리가 길어지면서 밥 먹는 것 자체가 싫어지는 일종의 거식 증세가 찾아왔다. 그래서 2025년부터 대회 출전 없이 쉬고 있다. 그래도 웨이트트레이닝은 주 4~5일, 하루 1~2시간으로 꾸준히 하고 있다. 안 팀장은 “쉬면서 느낀 건 몸은 편하지만, 근육 손실과 체중 증가가 분명히 있다. 쉬면서도 적절한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참 몸 만들 땐 78kg이던 체중이 68kg까지 빠졌지만, 지금은 다시 70kg 중반대라고 했다.

안관종 팀장이 2024년 8월 ‘미스터 폴리스’에 출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관종 팀장 제공

내년 정년퇴직하는 안 팀장은 근육운동 덕분에 ‘제2의 인생’도 준비하고 있다. 보디빌딩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자격증을 획득해 나이 드신 어르신을 지도할 계획이다. 그는 “나이 드신 분들로부터 젊은 트레이너한테 PT를 받으면 몸에 맞지 않는 훈련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같은 나이대로서 적합한 운동법을 알려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한국대학보디빌딩피트니스연맹 심판 자격증도 획득했다. 6월 20일부터 인천 상상플랫폼에서 열리는 대학 보디빌딩 대회에서 심판도 볼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실버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할 겁니다. 요즘 대회가 나이대로 나눠서 열리기 때문에 퇴직 이후에도 충분히 무대에 설 수 있습니다. 근육운동을 만나 저도 건강해졌고, 제2의 인생도 설계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이젠 또 다른 버킷리스트를 찾아봐야죠.”

안관종 팀장이 2024년 ‘미스터 폴리스’ 50대부에서 1위 한 뒤 2025년 경찰 달력 모델로 나선 모습. 안관종 팀장 제공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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