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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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방귀를 뀌지만, 하루 몇 번 정도가 정상 범위인지는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다. 방귀는 소화기관 내 압력을 낮게 유지하고 위와 장이 과도하게 팽창해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중요한 생리 기능이다. 따라서 방귀는 장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진은 ‘차트 유어 파트(Chart Your Fart)’라는 스마트폰 앱을 자체 개발해 ‘평균 방귀 횟수’를 조사했다.
참가자 6416명은 방귀 횟수를 실시간으로 앱에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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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횟수는 하루 동안 고르게 분포하지 않았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Chart Your Fart 애플리케이션.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증가해 오후 6시부터 밤 10시 사이에 정점을 찍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 시간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은 열량과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시간대와 겹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방귀는 어떻 생길까?
방귀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원인에서 만들어진 가스가 몸 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이다.
첫 번째는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실 때 함께 삼킨 공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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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킨 공기는 대부분 냄새가 없고 해롭지 않다. 반면 장내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하면서 생성하는 가스에는 황(Sulfur) 화합물이 포함돼 있어 우리가 흔히 아는 방귀 냄새의 원인이 된다.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은 방귀 횟수를 늘릴 수 있으며, 과민성장증후군(IBS) 같은 소화기 질환도 방귀 증가와 관련이 있다.
“보리밥을 먹으면 방귀가 자주 나온다”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 보리에 풍부한 베타글루칸(beta-glucan)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수용성 식이섬유다. 장내 세균이 이를 분해·발효하는 과정에서 수소, 이산화탄소, 메탄 같은 가스가 만들어져 방귀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반드시 나쁜 현상은 아니다. 다만 복통이나 복부팽만이 심하게 동반된다면 다른 소화기 문제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방귀는 너무 잦은 것보다 오히려 너무 드문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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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몇 번이 정상 범위일까?
연구진은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사용할 수 있는 ‘차트 유어 파트’ 앱을 이용해 일상적인 방귀 습관을 조사했다.
참가자는 14세 이상이며 최근 식습관에 큰 변화가 없는 사람으로 제한했다.
등록 후에는 최소 3일 동안 방귀를 뀔 때마다 앱에 기록하도록 했다. 평균 10일 동안 총 36만 192회의 방귀 기록이 수집됐다.
분석 결과 참가자의 약 80%는 하루 2~7회 범위에 속했다.
기록된 방귀 배출 횟수(Flatulence recordings)는 저녁 식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식이 에너지 섭취(Dietary energy intake) 및 식이 섬유 섭취(Dietary fiber intake)가 증가하는 시간대와 일치했다. JAMA Network Open 발췌.
14~25세의 젊은 층은 하루 평균 4.4회로 다른 연령대보다 방귀 횟수가 적었다. 반면 26~45세의 참가자들은 5.2회로 가장 많았다.
남성은 하루 평균 5.2회, 여성은 4.8회로 남성이 조금 더 많았다.
시간대별로 보면 정오 무렵에는 기록이 적었고, 오후 6시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열량과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저녁 식사 시간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다만 방귀 횟수는 참가자들이 직접 앱에 기록한 자가보고 기록인 만큼 기록 누락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수면 중 발생한 방귀는 기록되지 않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방귀 횟수에 대한 연구 결과는 측정 방법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앞서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X‘에 게재한 연구에서는 자체 개발한 전기화학 센서를 부착한 스마트 속옷을 성인 38명에게 착용시켜 측정한 결과 하루 평균 32회의 방귀가 감지됐다. 이는 이번 연구의 하루 평균 5회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이는 스마트 센서가 수면 중 발생하는 방귀나 참가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소량의 가스 배출까지 포착할 수 있어 이런 차이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방귀, 건강 지표 될 수 있어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간 방귀 습관을 대규모로 조사한 최초의 연구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건강한 사람의 정상적인 방귀 횟수에 대한 자료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들은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하거나 위장관 질환 환자들에만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다.
정상적인 방귀 횟수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면 방귀가 지나치게 많거나 지나치게 적은 경우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방귀를 지나치게 민망한 현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소화기 건강을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상 범위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면 장 건강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귀를 민망한 현상으로만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01/jamanetworkopen.2026.15637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