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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꽉찼네” 자리 찾아 역주행 탑승 일상 된 광역버스

입력 | 2026-06-12 04:30:00

인천-경기 신도시 버스 타기 경쟁
집-회사 앞은 마냥 기다리기 일쑤
종점까지 가거나 반대 노선 이용도
“환승 거점 늘리고 철도 연계해야”



10일 오전 7시 30분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사는 송예지 씨(27)는 매일 아침 서울로 출근할 때마다 회사가 아닌 반대 방향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탄다. 그렇게 15분간 두 정류장을 ‘역주행’한 뒤에야 서울역으로 향하는 M4137번 광역버스를 탄다. 집 앞 정류장에서 광역버스를 타려다 빈자리가 없어 1시간 넘게 기다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송 씨는 “무사히 출근하려면 이 방법밖엔 없다. 더 붐비면 네 정류장 앞까지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경기 오산시 세교동이나 인천 연수구 송도의 주요 광역버스 정류장에서도 평일 아침마다 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

● “인천-경기서 광역버스 타려면 ‘역주행’은 필수”


인천과 경기 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회사원들이 아침마다 광역버스 탑승을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버스에 타려는 승객이 빈 좌석을 크게 웃돌면서, 종점이나 앞 정류장으로 거슬러 올라가거나 아예 반환점을 돌기 전인 하행 노선에 미리 타는 경쟁까지 일상이 됐다.

10일 오전 7시 20분 회사원 강모 씨(26)는 화성시 동탄역 인근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광역버스 자리가 그의 앞 승객에서 끊기자 “다른 버스라도 타야 한다”며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확인한 뒤 급히 다른 정류장으로 뛰어갔다. 택시를 타고 기점 정류장으로 향하는 시민도 있다. 이날 오전 6시 40분경 연수구 송도동 광역버스 기점 정류장에선 박모 씨(45)가 택시에서 내리더니 광역버스 탑승 대기 줄에 섰다. 그는 “집 앞에서도 버스를 탈 수 있지만 시간 맞춰 타려면 택시 기본요금을 들여서라도 이 정류장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퇴근 시간엔 서울을 벗어나려는 인파가 중구 명동 광역버스 정류장 등에 몰려든다. 서울역에서 회차하는 일부 노선에서는 앞선 정류장에서 미리 탑승하는 ‘회차지 전 탑승’도 관행이 된 지 오래다. 지난달 24일 서울에서 화성시 동탄으로 가려던 경수영 씨(32)는 회차지인 서울역보다 두 정거장 앞에서 빈자리를 기다렸지만, 만석 차량 11대를 보낸 끝에 4시간 만에야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 “환승 거점 늘려 철도 연계해야”

11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과 경기의 광역버스 이용객 가운데 34.7%는 출근(오전 6∼9시)과 퇴근 시간대(오후 5∼10시)에 집중됐다. 특히 경기 용인시와 서울 광진구 강변역을 오가는 5600번 버스는 지난달 평일 출퇴근 시간엔 10대 중 7대꼴로 빈자리가 1개도 없는 채로 운행됐다.

이는 근본적으로 인천과 경기 지역 신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회사원이 많은데 광역버스의 대안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출퇴근 시간대에만 차를 늘리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화성시 대중교통 담당 직원은 “서울시는 버스 전용 차로 포화, 대광위는 예산이 한정된 탓에 모든 증차 요청이 반영되진 않고 있다”고 했다. 대광위 측은 “최근 3년간 서울과 경기를 오가는 정규 차량을 370대 늘리고 출퇴근 시간대 전세 버스도 110회를 늘렸다”며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출퇴근 시간대 증차에 나서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서울 외곽 지역의 환승 거점을 확충해 광역버스와 철도 등 다른 교통수단이 편리하게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성=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인천=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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