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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에 ‘당분 경고’ 붙였더니…설탕 섭취 확 줄었다

입력 | 2026-06-05 11:11:2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음식 메뉴에 ‘첨가당 경고’ 표시를 하면 소비자의 당분 섭취를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설탕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첨가당은 과일이나 우유 같은 천연 식품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당이 아니라 음료·디저트·가공식품 제조 과정에서 추가한 설탕이나 액상과당 등을 말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 연구진은 2024~2025년 6주 동안 미국 전역 성인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온라인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첨가당 경고 표시가 있는 메뉴와 없는 메뉴를 제시한 뒤 참가자들의 음식 선택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음식점과 패스트푸드점 저녁 메뉴에서 숟가락과 느낌표가 들어간 삼각형 경고 아이콘과 설명 문구를 함께 본 사람들은 경고 표시가 없는 메뉴를 본 사람들보다 주문한 음식의 첨가당 함량이 평균 10.4g적었다.

또 설명 문구 없이 눈에 잘 띄는 빨간색 경고 아이콘만 표시한 경우에도 주문한 음식의 첨가당 함량이 평균 6.6g 감소했다.

연구를 이끈 UC 데이비스 제니퍼 팔비(Jennifer Falbe) 교수는 “하루 첨가당 권장 상한선이 50g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감소 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한 사람이 일주일에 5번 외식한다면 매주 약 50g의 첨가당, 즉 약 200칼로리에 해당하는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다”며 “1년으로 환산하면 약 2.6㎏의 첨가당을 덜 먹게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랜싯 퍼블릭 헬스(The Lancet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일반 음식점과 패스트푸드점 메뉴를 대상으로 경고 표시가 소비자의 주문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UC Davis 연구진이 실험에 사용한 ‘당분 경고’ 표시 예시.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검은색 경고 아이콘과 설명 문구를 함께 넣은 표시였다. 특히 검은색 아이콘과 ‘당분 경고(SUGAR WARNING)’ 문구를 함께 표시한 형태가 가장 효과적이었다. 경고 표시는 첨가당 함량이 높은 메뉴 옆에 부착됐다.

연구진은 “아이콘만 있을 경우 소비자가 의미를 즉시 이해하지 못할 수 있지만 ‘당분 경고’ 같은 문구가 함께 있으면 경고 메시지가 명확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식품 포장 전면 경고 표시나 담배 경고 그림 연구에서도 ‘눈에 띔 → 주목 → 이해 → 기억 → 행동 변화’라는 과정이 행동 변화의 핵심 경로로 확인된 바 있다.

현재 미국 뉴욕시에서는 1회 제공량에 첨가당 50g 이상이 들어 있는 메뉴에 경고 표시를 적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의회 또한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첨가당 25g 이상 함유 음식에 ‘고당분(high sugar)’ 경고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팔비 교수는 “레스토랑 메뉴에 눈에 잘 띄는 첨가당 경고 표시를 의무화하는 것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음식의 첨가당 함량을 줄이고 공중보건을 개선할 수 있는 유망한 정책 수단”이라고 말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16/s2468-2667(26)00074-5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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