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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개장부터 1530원 넘어…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입력 | 2026-06-04 17:05:00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환율이 전장대비 14원(0.92%) 상승한 1,530.4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6.6.4 ⓒ 뉴스1

원-달러 환율이 4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540원을 넘었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6조9880억 원 순매도한 데다,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발표, 이란의 쿠웨이트 공격 소식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환율 오름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줄고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 유가가 내려가야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개장부터 1530원… 2009년 3월 이후 처음”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야간거래에서 장중 1540.3원을 기록했다. 주간거래에서는 전 거래일 대비 13.6원 오른 1529.7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인 건 물론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환율은 지난달 15일부터 13거래일 연속 1500원을 넘겨 마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 중국 일본 등 54개 교역국에 1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점이 환율 상승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이 감소하고 그만큼 달러 유입이 줄어 환율이 오를 수 있어서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 원 가깝게 순매도하며 지난 달 7일 이후 19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국제 유가 상승도 영향을 줬다. 미국이 “이란이 쿠웨이트 공항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등 중동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3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41% 오른 배럴당 96.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연일 순매도 릴레이 중인 점도 달러 공급을 줄이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달러 강세에 관세 부과 위험까지 더해졌다”며 “환율이 얼마나 더 오를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외환 당국 구두 개입에도 고환율 유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06.04 뉴시스

이날 장 초반 환율이 오르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시장 상황 점검 회의에서 “(외환시장 등에서의) 과도한 쏠림에 대해선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고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이후 환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금세 다시 올랐다.

외환 당국은 환율을 낮추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시장에서는 좀처럼 환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269억9000만 달러(약 653조 원)로 4월 말 대비 8억8000만 달러(약 1조3500억 원) 감소했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원화를 받고 달러를 빌려주는 외환스와프 등 시장 안정화 조치 영향이다. 이런 조치에도 지난달 월평균 매매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90.1원으로 4월(1487.4원) 대비 2.7원 높았다.

환율 상승세를 꺾으려면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부터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 자본이 미국 등 해외로 빠져나갈 유인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50∼3.75%로 연 2.5%인 한국과 최대 1.25%포인트 차이다. 금리 인상 전망이 짙어지자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년 7개월 만에 3.8%대에 마감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물가와 환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7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며 “국제 유가도 떨어져야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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