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관객을 웃고 울렸던 명작이 잇따라 연극 무대에 오른다. 카메라의 프레임을 벗어나 배우들의 숨소리와 땀방울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무대 예술로의 변신은, 원작 영화의 팬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생생함을 선사한다. 스크린의 감동을 넘어 무대의 문법으로 관객을 사로잡으려는 두 작품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 ‘키팅 선생’으로 첫 무대 서는 차인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찰스 키팅 선생 역을 맡은 차인표와 출연 배우들. 한국 초연에서는 ‘존 찰스 키팅’ 역에 차인표, 오만석, 연정훈, ‘닐 페리’ 역에 김락현, 이재환, 찬희(SF9), ‘토드 앤더슨’ 역에 김태균, 문성현 등이 출연한다. 마스트인터내셔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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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팅 역할은 배우 차인표가 맡아 눈길을 끈다. 연극 무대에 첫 도전하는 차 배우는 “36년 전 작은 극장에서 어머니, 동생과 이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오랜 세월을 살다 보니 ‘키팅 선생의 말이 맞았구나’ 알게 된 순간이 있다”며 “내가 깨달은 의미를 관객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제작사인 마스트인터내셔널의 김용관 대표는 “차인표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강인한 리더십으로, 학생들의 영혼을 깨우는 키팅을 진중하게 그려낼 것”이라고 밝혔다. 키팅 선생 역엔 배우 오만석, 연정훈도 함께 캐스팅됐다.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는 2024년 프랑스 파리 무대에 오른 바 있다. 당시 2년 연속 전석 매진, 누적 관객 35만 명을 돌파하며 프랑스 연극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몰리에르상’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 초연은 조광화가 연출하고 이동준 음악감독, 고태용 의상 디자이너가 제작진으로 합류했다.
● 통제된 공간, 무한한 상상력
연극 ‘타인의 삶’의 2024년 초연 모습. 동독에서 비밀 경찰이 예술가 부부를 도청하며 감시하는 모습을 한 무대 위에서 최소한의 장치로 연출했다. 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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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때 이 작품은 소품을 최소한으로 쓰면서도 배우들의 연기와 음향을 적극 활용해 비즐러의 도청실이나 드라이만의 집, 극장 등 다양한 장소를 구현한 연출로 주목 받았다. 영화가 비즐러의 도청 장면과 드라이만의 집을 교차해 보여줬다면, 연극 무대에선 비즐러가 수화기를 들고 감시 대상인 드라이만을 따라다니는 등 ‘도청’과 ‘감시’란 정적인 소재에서 긴장감을 한껏 끌어냈다.
이번 공연은 다음 달 1일 개막해 9월 13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U+스테이지에서 열린다. 초연에서 비즐러를 연기했던 배우 윤나무와 이동휘가 다시 무대에 선다. 장승조, 우정원, 임수향, 김수현 배우가 새로 합류했다. 프로젝트그룹 일다의 심보람 PD는 “검증된 초연 배우들의 앙상블 위에 새로운 배우들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이번 시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