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젊은층 ‘갓생’ 열풍에 소주보다 커피…주류 소비 역대 최대폭 감소

입력 | 2026-06-02 17:20:00

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등이 채워져 있다. 뉴스1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장환 씨(31)는 2년 전만 해도 퇴근 뒤 동료들과 주 2, 3차례 술을 마셨다. 올해 들어서는 회식 때 맥주 1, 2잔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마시지 않는다. 잦은 음주가 수면의 질은 물론 다음 날 업무 집중도까지 떨어뜨린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요즘에는 건강 관리와 운동에 관한 관심이 더 커졌다”며 “술자리 대신 커피 약속을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올해 술값 지출이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달라지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음주 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가구당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1만3257원으로 1년 전보다 9.0% 감소했다. 물가 영향을 제외하면 2019년 분기 통계 개편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2023년 4분기(10~12월)부터 10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소비가 늘어난 가운데 술 소비만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올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462만8718원으로 1년 전보다 0.4% 늘었고, 전체 실질 소비지출은 262만2099원으로 3.1% 증가했다. 소득과 소비가 모두 늘었지만, 술값 지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명절이 있는 분기에는 통상 술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이런 흐름도 약해지고 있다.

물가 상승분이 반영된 명목 지출 기준으로도 술 소비는 감소세다. 올해 1분기 주류 명목 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7.5% 줄어 8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가구주 연령대별로는 50대 가구가 10.2% 줄면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60세 이상 가구 6.9%, 39세 이하 가구 5.7%, 40대 가구가 5.1% 각각 감소했다. 젊은 층에 속하는 39세 이하 가구도 5개 분기 연속 술값 지출이 줄고 있다.

과거 술 소비가 많았던 대학생도 술을 줄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학생 윤지완 씨(23)는 “친구들과 만날 때도 술집보다 카페나 식당을 먼저 찾는다”며 “술자리에 가더라도 하이볼 한두 잔 정도만 마시고, 다음 날 수업이나 아르바이트 일정에 맞춰 일찍 귀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 번 마실 때 지나치게 많은 술을 마시는 폭음 문화도 조금씩 바뀌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간 폭음률은 33.8%였다. 성인 100명 중 약 34명이 한 달에 1번 이상 남성은 소주 7잔, 여성은 소주 5잔 이상을 마셨다는 뜻이다. 월간 폭음률은 2023년 35.8%까지 올랐지만 이후 2년 연속 하락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몇 년 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지는, 이른바 ‘갓생(God+生·생산적이고 부지런히 산다는 뜻)’ 문화의 연장선상에서 술 마시는 문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도 음주 소비는 감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