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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휴가지에 왜 ‘연두색 번호판’ 슈퍼카가…”[이거불법?]

입력 | 2026-05-26 11:53:00

ChatGPT 생성 이미지


주말 관광지나 백화점 주차장에서 연두색 번호판을 단 수억원대 슈퍼카가 보이면 ‘진짜 업무용으로 끌고 나왔을까’ 한번쯤 의구심이 든다.

국세청이 법인 명의 차량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행위를 반드시 근절하겠다며 고강도 세무조사를 예고했다. 특히 최근에는 연두색 번호판이 기업체를 보유한 ‘자산가의 상징’처럼 인식되면서 법인 명의 고가차량 구매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두색 번호판은 2024년부터 도입된 ‘고가 법인차 전용 번호판’이다. 법인 명의의 고급 차량을 개인차처럼 사용하는 ‘무늬만 법인차’ 관행을 줄이기 위해 도입했다. 적용 대상은 8000만 원 이상 법인 승용차 및 리스·렌트 차량이다.

하지만 시행 이후 오히려 연두색 번호판이 새로운 사회적 상징처럼 소비되거나, 규제를 피해가는 편법 사례가 이어지면서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비판도 나오고 있다.

법인·개인사업자 재무관리 솔루션 클로브AI 등에 따르면, 연두색 번호판 차량이 주말이나 관광지에서 발견됐다고 해서 곧바로 불법은 아니다. 주말 사용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세무조사 시 해당 운행이 업무와 관련이 있음을 운행일지 등을 통해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세법상 핵심은 ‘언제 탔느냐’가 아니라 ‘업무 목적이 있었느냐’다. 거래처 미팅, 지방 출장, 접대, 행사 참석, 임직원 이동 등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주말 운행도 가능하다. 골프장 이동 역시 거래처 접대 목적이라면 업무용 사용으로 인정될 수 있다. 단, 객관적 입증 자료가 필요하다.

반대로 가족 여행이나 개인 레저 활동 등 사적 사용이 확인되면 문제가 된다. 법인 비용으로 차량 유지비와 리스료를 처리했더라도,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세무상 비용 인정이 제한될 수 있다.

또한 원칙적으로 임직원 전용 보험에 가입된 운전자가 운행해야 한다. 법인 소유 차량을 법인의 임직원이 아닌 대표 가족이나 지인들이 운전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누구나 운전할 수 있는 보험으로 가입하게 되면, 차량 관련 모든 비용(리스료, 유류비, 보험료, 감가상각비 등)을 법인의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특히 고가 법인차는 ‘업무용 승용차 운행기록부(운행일지)’ 관리가 핵심이다. 운행 목적, 방문 장소, 주행거리 등을 기록해야 하며, 이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으면 일정 한도 이상 비용 처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미작성시 연간 최대 1500만 원까지만 비용으로 인정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자동차 관련 카페에서는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 이후 “보여주기식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반응과 함께 다양한 보완책이 거론되고 있다.

“심야 시간이나 휴양지 이동이 잦은 차량은 별도 점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관광지, 고급 리조트 주차장에 반복적으로 출입하는 법인차를 세무당국이 자동 분석해야 한다” “업무 동선과 운행 목적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GPS 기반 운행기록 제출을 의무화하자” “방문지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연계해야 한다”등의 제시가 나온다.

또한 “반복적으로 사적 사용이 의심되는 차량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하자”거나 “스포츠카·슈퍼카 등 업무 관련성이 낮은 차량은 법인등록을 제한해야 한다” “배우자·자녀가 운전하거나 이용하는 경우 세무상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미국 영국 등 주요국에서는 회사 차량을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는 것마저도 사적 사용으로 보아 과세하는 등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사적 유용으로 인해 정상적인 기업 활동까지 위축된다는 반론도 있다. 단순히 관광지에서 차량이 목격됐다는 이유만으로 탈세나 위법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기업 행사, 워크숍, 지방 미팅, 고객 접대, 촬영·홍보 일정 등 다양한 업무 목적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휴양지·고급 상권 등에서 포착되고, 업무 관련 입증이 어려운 경우에는 강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실제로 일부 자산가는 수억원대 슈퍼카를 회사 명의로 구입한 뒤 가족 외출, 골프, 유흥업소 방문 등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이를 회사 비용으로 처리해 세금을 탈루해 왔다”며 “슈퍼카를 개인돈으로 굴려야지, 회사 돈으로 사서 비용 처리하는 것은 그 비용의 일부를 국가가 부담 즉 여러분의 세금으로 부담해 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고가 법인차량의 취득·운행·비용처리 내역 등을 철저히 분석 검증 중에 있으며, 사주일가의 사적 유용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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