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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치료도 맞춤시대… 환자에 따라 약 달라진다”

입력 | 2026-05-27 04:30:00

정병창 삼성서울병원 교수
PSA 혈액검사로 조기 발견 가능… 전이 땐 5년 생존율 50%로 감소
2세대 ARi 부작용 줄인 신약 나와… 환자 따라 2제-3제 병용요법 처방



삼성서울병원에서 만난 정병창 비뇨의학과 교수가 남성 암 1위 전립선암의 최신 치료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전립선암(전립샘암)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립선암은 폐암을 제치고 남성 암 1위를 차지했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진단 기술 및 치료제 발전으로 환자 특성과 질환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치료 결과가 크게 향상됐다.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정병창 교수를 만나 전립선암의 최신 치료 전략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전립선암이 남성 암 1위를 차지했다는데 그 원인은….

“실제 치료 현장에서 전립선암 환자가 많이 늘었다는 것이 체감된다. 대형 병원뿐만 아니라 일반 병원 전반에서 환자가 늘면서 조직검사, 수술, 진단 건수 모두 증가했다. 전립선암의 원인은 크게 고령화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볼 수 있다. 전립선암은 서구에서 흔한 암인데 앞서 일본이 서구화되며 전립선암이 남성 암 1위를 기록할 만큼 환자가 크게 늘었다. 국내 역시 서구화된 식습관 변화와 고령 인구 증가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립선암의 특징과 환자들이 꼭 알아야 할 점은….

“전립선암은 다른 암 대비 천천히 진행되고 치료 성적이 좋지만 전이가 시작되면 5년 생존율이 50%로 떨어진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립선암은 PSA(전립선 특이 항원)라는 간단한 혈액 검사로 조기 진단이 가능하고,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조기 발견하면 생존율이 확실히 높아지고, 조기 검진이 어렵지 않으므로 50세 이상 성인 남성이라면 정기적인 PSA 검사를 권장한다. 다만 PSA는 최종 진단이 아닌 선별 검사이므로 PSA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다면 조직검사를 진행하고, 진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에서 신약이 나왔다고 하는데.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는 수십 년 전부터 남성호르몬 박탈요법(ADT)이 표준 치료였다. 하지만 ADT를 시행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암세포가 자라는 ‘거세 저항성 단계’로 진행되는 문제가 있었다. 거세 저항성 단계로 이행되면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암 환자는 1∼1.5년 후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전립선암도 상당히 치명적인 암으로 여겨졌다. 이후 더 강력한 2세대 경구용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ARi)들이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치료 성적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전신 피로감, 쇠약감, 피부 발진과 같은 부작용도 나타났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ARi 약제(다로루타마이드)는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의 2세대 약제들과 유사한 생존율 연장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ARi 치료제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치료제 선택 시 효과 외에도 고려해야 하는 점은….

“치료 성적만큼이나 환자 삶의 질도 중요하다. 특히 전립선암은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상 반응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ARi는 일부 환자에서 전신 쇠약감, 우울감, 두통과 같은 신경계 관련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데 다행히 최신 약제인 다로루타마이드는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않도록 설계돼 중추신경계 관련 위험성이 적고 그에 따라 고령 환자에서 낙상 위험도 줄어든다.”

―환자에게 ARi 치료제로 2제·3제 병용 요법을 처방할 때 치료 전략은….

“3제 요법은 기존 ADT에 ARi와 항암제(도세탁셀)를 추가하는 적극적인 치료법이다. 효과는 강력하지만 항암제가 포함되는 만큼 부작용 부담도 높다. 따라서 환자의 전이 부위와 범위, 전신 상태, 치료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제 또는 3제 요법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림프절 전이는 비교적 순한 전이이고 간, 뼈 또는 전신으로 전이는 예후가 나쁜 전이로 구분한다. 또 전이 개수(정도)에 따라 고용량과 저용량으로 분류한다. 전이 범위가 넓거나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는 3제 요법을 고려한다. 전이가 제한적이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는 2제 요법을 선택하는 등 환자에게 개별화된 맞춤 치료를 시행한다.”

―앞으로 전립선암 치료 환경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나.

“전립선암은 일찍 발견할수록 완치율이 높아지고 치료 부담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PSA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 실제로 검진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진행성·전이성 전립선암으로 뒤늦게 진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따라서 국가 검진 체계 내에 PSA 검사가 도입돼 농촌 지역부터 검진이 시작되길 바란다. 최신 치료제의 환자 접근성 확대도 중요하다.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됐지만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최신 약제에 대해 급여가 적용되길 기대해 본다. 이를 통해 국내 환자는 글로벌 표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고, 국내 전립선암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고령이나 동반 질환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더욱 폭넓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결국 검진부터 치료까지 전반적인 환경이 개선된다면 더 많은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이 향상되고 나아가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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