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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민원 홀로’ 故현승준 교사 1주기…“바뀐 것 없어”

입력 | 2026-05-22 11:12:20

“책임 안 지는 교육행정, 교사는 여전히 불안”
22일 오후 7시 제주도교육청 앞 추모 문화제



27일 오후 제주도교육청에 마련된 고 현승준 교사 분향소에 추모 쪽지가 붙여져 있다. 2025.05.27 [제주=뉴시스]


극심한 민원과 업무 스트레스로 순직한 故현승준 중학교 교사의 1주기를 맞은 22일 교육단체가 변하지 않는 교육행정 시스템을 규탄했다.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행정 앞에 고인은 아직도 편안히 눈을 감지 못하고, 교사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유가족에게 지난 시간은 단 한 순간도 온전한 애도의 시간이 아니었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 위에 반복되는 상처와 모욕 그리고 책임 회피를 견뎌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허위 경위서가 국회에 제출됐을 때 문제가 되자 처음으로 유가족은 교육감을 만날 수 있었다”며 “그 자리에서 돌아온 것은 ‘마른 낭에서 물 짜잰 햄쪄(마른 나무에서 물 짜려고 한다)’라는 잔인한 말과 유가족을 마치 도움을 구걸하거나 적선을 받으러 간 사람처럼 취급하는 모멸감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고인이 병가를 요청했음에도 이를 구두로 반려하고, 심지어 그 사실을 허위로 작성한 관리자에 대해 교육청은 가벼운 경징계를 요청했다”며 “이마저도 내려지지 않아 징계 없음이 나왔다. 이후 마치 약속 대련이라도 하듯 결국 내려진 건 견책이라는 가벼운 처분뿐이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전날 공동 성명을 내고 “고인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진심으로 품고 바른 성장을 위해 헌신해 온 참된 스승이었다”며 “정당한 생활지도는 악성 민원과 부당한 공격으로 되돌아왔고 결국 고인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우리 곁을 떠나야 했다”고 추모했다.

또 “현장 교원의 79.6%가 ‘교권 보호에 실질적 변화가 없다’고 응답했고, 87.9%는 ‘학교 민원 대응 시스템이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답했다”며 “이는 현행 제도가 현장의 절박한 요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와 현승준 교사 유족 등은 이날 오후 7시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故 현승준 선생님 1주기 추모 문화제’를 개최한다.

한편 故현승준 교사는 지난해 5월22일 재직 중인 중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무실에는 그가 작성한 유서도 있었다. 유서에는 ‘학생 측 민원인으로부터 지속적인 민원을 받아 힘들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진상조사 과정에서 학교장의 민원 관리 소홀, 교감의 병가 사용 자제 및 허위경위서 작성·행사 등이 드러났다. 해당 사립학교 법인은 이들에 대해 경징계를 내렸다. 민원인의 경우 교육 활동 침해 판정을 받고 특별교육 8시간 처분이 내려졌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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