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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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20일 이스라엘을 강도 높게 비판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체포영장 집행을 언급한 것은 국익을 망각한 무모한 도발”이라며 “외교 무대를 국내 정치 선동 도구로 악용하는 행태를 당장 멈추시라”고 했다.
국민의힘 박충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경솔한 외교 선동이 대한민국 국익을 침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공보단장의 비판은 같은 날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 발언을 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한국인이 탑승한 가자지구 구호 선박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사건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유럽 거의 대부분의 국가는 체포영장을 발부해 국내로 들어오면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하겠다고 발표했지 않느냐”며 “우리도 판단해 보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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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공보단장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의 외교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이스라엘 교민 700여 명의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무책임한 도박”이라며 “더욱 심각한 것은 대통령의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우리 공무원을 사살한 김정은에게는 침묵하고, ICC 체포영장이 이미 발부된 푸틴에 대해서도 아무런 입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 공보단장은 “우리 국민이 탄 나무호가 피격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처럼, 우리 선박을 공격한 주체가 이란인지 다른 세력인지 입 밖에 내지도 못했다”며 “이렇게 정작 우리 국민의 안전 문제에는 미적거리면서 이스라엘 사안에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외교가 아니라 선택적 분노이고, 선동에 불과하다”고 했다.
박 공보단장은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 대법원의 권위를 인정하며 재판을 받고 있다”며 “그런데 정작 이 대통령은 본인의 재판을 피하려 민주당이 사법농단 하는 것을 방관하며 타국 정상의 체포를 거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얼마나 이중적인 처사이냐”며 “먼저 본인이 법정에 서는 것, 그것이 타국 정상의 사법 처리를 입에 올릴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이라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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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공동선대위원장은 “더 심각한 것은 선택적 정의”라고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논리라면 대한민국 공무원을 사살하고 천안함을 폭침시킨 김정은부터 먼저 체포해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리 국민이 탄 HMM 나무호가 피격당했을 때는 침묵하면서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 군 문제에는 앞장서는 모습에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본인 재판은 정치 탄압이라며 사법 체계를 흔들면서 외국 정상의 체포를 말하는 것은 적반하장, 아전인수”라며 “타국 정상의 체포를 논하기 전에 우선 본인 수사 재판부터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외교 안보 관련 말 한마디는 나라를 흔든다”며 “국익의 무게를 아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