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後뇌 기능 손상의 후유증 전쟁-사고 겪은 뒤 악몽, 두근거림… 뇌 손상돼 기능 이상 증상일 수도 PTSD-TBI 함께 나타날 확률 높아 PTSD 환자 최근 5년간 45% 증가… 출혈 없으면 뇌 손상 알기 어려워 뇌 기능 변화 추적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
잠을 이루지 못할뿐더러 머리에 보자기를 뒤집어쓴 채 잠들 때도 있다.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사고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일이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거나 호흡 곤란을 겪고 시야가 흐려지는 경험을 한다. 이로 인해 직장에서 일하기 어렵게 되면서 술에 의존해 살아간다.
PTSD는 전쟁, 사고, 자연재해 등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하고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그 기억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신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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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는 의지의 문제로 여기기 쉽지만 뇌 기능의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PTSD가 교통사고, 낙상, 타격 등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면서 받은 정신적 충격으로 생기는 장애인 만큼 사고 과정에서 머리에 물리적 타격을 입었거나 또 직접적인 타격이 없어도 뇌가 흔들려 뇌세포가 손상됐을 수 있다. 이에 외상성 뇌손상(TBI)을 동반할 확률이 매우 높다. TBI는 외부의 물리적 힘에 의해 뇌 기능이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극 중 존 크리시의 증상도 PTSD와 TBI를 동반한 것으로 보인다. TBI 증상은 신체적 증상과 인지적·감정적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신체적 증상으로는 두통, 어지러움, 현기증, 균형감각 상실, 반복적인 구토 또는 메스꺼움, 의식 소실(몇 분∼몇 시간), 이명, 시력 저하, 복시(사물이 두 개로 보임), 경련 또는 발작, 만성피로, 수면장애 등을 포함한다. 인지적·감정적 증상으로는 기억력 장애, 집중력 저하, 상황 판단력 저하, 혼란스러움, 성격 변화(충동성·폭력성·무기력), 우울증, 불안, 신경과민 등이 있다. 중증 뇌 손상이 일어난 경우에는 깨어나지 못하는 의식장애, 심한 언어장애, 마비, 한쪽 또는 양쪽 동공 확장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PTSD 치료법으로는 인지행동치료(CBT)와 안구운동 둔감화 재처리 절차(EMDR) 등을 포함한 상담치료, 항우울제 등을 주로 사용하는 약물치료가 있다. TBI는 중증인 경우 집중 모니터링(의식 수준, 신경학적 변화, 호흡 및 순환 상태를 중환자실에서 관찰), 2차 손상 예방(뇌부종 완화, 뇌혈류 유지, 발작 예방 및 진통 관리), 수술적 치료(뇌출혈 제거, 두개골 절제술을 통한 뇌압 감소)와 같은 치료가 이뤄진다. 하지만 직접적인 손상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안타깝게도 PTSD 환자는 최근 5년간(2015∼2019) 약 45.4% 증가했다. 특히 20대 여성 환자 비중이 높으며, 사회적 재난이나 사고 등 트라우마 경험 후 1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TBI 역시 인구 고령화에 따른 낙상 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발생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최근 10년간 약 196% 급증했다. 가벼운 뇌진탕도 뇌졸중 위험을 32% 높이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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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시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술에 의존하다가 각별한 동료의 사고사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삶의 의지를 되찾는다. 그럼에도 증상들은 계속된다. 크리시 같은 인재가 갑작스러운 외상으로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지는 일이 없도록 머지않은 미래에 뇌 건강을 평소 체계적으로 관리해 질환을 예방하고, 외상 이후에도 뇌 기능을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