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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MBK 홈플러스 사태… 반값 매각 ‘익스프레스’ 점포 운영 중단에 비판 목소리

입력 | 2026-05-12 15:55:00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모습. 뉴스1 


기업형 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전국 37개 점포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MBK파트너스가 시장 예상가를 밑도는 가격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각하기로 한 가운데 나온 조치로 노동조합과 정치권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자금 조달 계획과 실제 집행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면서 구조조정 방식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하림그룹의 NS홈쇼핑에 1206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시장 예상치(약 3000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자체 회생계획안을 기준으로 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6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약 2000억 원 규모 자금 지원을 책임지기로 한 상황에서 익스프레스 매각가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결국 홈플러스는 지난 8일 전국 37개 익스프레스 점포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상황 속에 노조와 정치권이 비판 목소리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 측의 소극적인 조치와 지원 규모에 대해 비판했다. 민 의원은 “당초 익스프레스 매각 금액 3000억 원과 신규 대출 3000억 원을 투입해 회사를 정상화한다는 계획이 제시됐지만 실제로는 매각 대금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고 신규 자금 투입도 1000억 원 수준에서 멈췄다”고 지적했다.

이어 “(MBK가) 지난 2016년부터 2024년까지 28개 점포와 물류창고 매각을 통해 약 4조1000억 원 규모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수익을 챙긴 뒤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상인에게 떠넘기는 약탈 경영”이라고 발언했다.

홈플러스 노조 측도 가세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현재 전환 배치와 생계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현 상황에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간부와 조합원 50여 명이 함께 단식 투쟁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배송 인력 문제도 제기됐다. 최대영 온라인배송지부 사무국장은 “영업이 중단된 점포에서 근무하던 400여 명 배송 노동자들이 갑작스럽게 일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으로 특수고용 형태 배송 노동자에 대한 보호 대책이 요구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그룹 등 채권단 지원을 전제로 긴급운영자금대출, 이른바 ‘DIP(Debtor-In-Possession) 파이낸싱’을 통해 추가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DIP 파이낸싱이란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한 기업이 사업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받는 특수 대출로, 기존 채무보다 먼저 변제받을 수 있는 최우선 변제권이 대출자에게 부여된다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이 구조가 기존 채권단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DIP가 실행될 경우 기존 채권자들의 변제 순위가 후순위로 밀리는 반면,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하면 홈플러스 운영이 더 악화돼 기존 대출 회수 가능성마저 낮아지는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이처럼 기존 채권단으로서는 어느 쪽을 선택해도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이 있어 이해관계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대주주로서 MBK의 역할과 책임 범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BK 김병주 회장은 지난달 국내외 투자자(LP)들에게 배포한 연례 서한에서 지난해 투자 회수를 통한 LP 분배금이 17억 달러로 전년(12억 달러)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홈플러스에 투자한 3호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15.4%로 통상적인 펀드 성과 기준인 8%를 웃도는 실적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를 근거로 MBK의 자금 동원력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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