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1분기 조정순익 26% 늘어 에쓰오일 1분기 영업익 1.2조원 정유사 3곳 모두 1조 돌파 예상 “저가 구입한 원유 재고로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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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업계가 올 1분기(1∼3월) 전년 대비 급등한 실적을 거뒀다. 원유를 직접 생산하는 아람코 등 글로벌 석유 메이저는 물론이고 이를 수입해 가공하는 국내 정유사도 조 단위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정제 마진에 의존하는 국내 정유업계의 이익은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일시적 효과가 커, 향후 유가가 하락할 경우 실적 악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전쟁에 일제히 오른 석유사 실적
10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올 1분기 조정순이익(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336억 달러(약 49조4592억 원)였다고 밝혔다.
이런 대규모 순이익 발생에는 2월 말 발발한 중동 전쟁의 영향이 적지 않다.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전 세계에서 물류 차질이 빚어졌으나 아람코는 아라비아반도 내륙을 직선으로 관통하는 송유관을 가동해 우회 수출에 나섰다. 오히려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수혜를 본 것이다. 전쟁 전 하루 700만 배럴이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수출 물량은 소폭 줄었으나 유가 상승분이 이를 압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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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로 인한 실적 상승은 다른 메이저 석유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셸은 1분기 조정순이익 69억1800만 달러(약 10조1757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고, 영국계 BP 역시 31억9800만 달러(약 4조7039억 원)로 1년 만에 132% 급증했다.
● 에쓰오일도 4년 만에 최대 이익
국내 정유업계 역시 에쓰오일을 시작으로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다. 11일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이익 1조231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에쓰오일 기준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였던 2022년 2분기(4∼6월) 이후 약 4년 만에 거둔 분기 최고 실적이다. 1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 모두 1분기에 조 단위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유업계에서는 이 같은 호실적이 유가가 채굴 가격 이상이면 무조건 수익이 나는 글로벌 메이저 석유회사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한다. 정유사는 원유를 사 온 뒤 가공해서 판매하는 중간 가공 업체이기 때문에 유가와 환율, 정제 마진 등 수익을 좌우할 변수가 많다. 이번 대규모 이익 역시 전쟁 발발로 인한 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이 컸던 만큼, 전쟁 이후 유가가 하락하면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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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석유화학 업체인 롯데케미칼 역시 재고 이익 등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 73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