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환자 모두 오남용…내성 관리 필요성 커져 질병청 “교육·인식 개선이 적정 사용 핵심 도구”
서울 종로구 약국거리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2023.9.18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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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5명 중 1명은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처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 10명 중 8명은 의사의 항생제 처방을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돼 의료진의 적정 처방과 올바른 정보 전달이 항생제 내성 예방의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11일 ‘항생제 내성 예방관리를 위한 인식 제고의 중요성’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항생제 내성은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고 감염병 치료 실패로 이어질 수 있어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공중보건 위협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면서,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고 내성 확산을 막기 위한 관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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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관 질병관리청 청장이 25일 충북 오송 질병청사에서 제3차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을 발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제공) 2026.2.25
의사도, 환자도 ‘항생제 오남용’…내성 확산 막을 인식 개선 시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전국 의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0.8%는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처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처방 이유로는 ‘환자가 요구해서’가 30.4%로 가장 많았고, ‘환자 증상 악화 우려(24.0%)’, ‘검사 수행이 어려워 필요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워서(18.8%)’ 등이 뒤를 이었다.
국민들의 항생제 사용 행태에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해 4월 1~8일 전국 14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6.0%는 의사 처방 없이 항생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처방받은 항생제를 복용하다 증상이 호전되면 임의로 중단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63.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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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에 대한 기본 지식도 부족했다. 항생제가 세균 감염 질환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한 비율은 22.6%에 그쳤다. 반면 항생제가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잘못 인식한 비율은 72.0%였다.
다만 의사에 대한 신뢰는 높았다. 응답자의 80.3%는 “본인을 진료하는 의사의 항생제 처방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항생제 사용이나 내성 관련 정보를 접한 경험이 있는 사람 중 71.6%는 “항생제 사용에 대한 생각이나 행동이 변화했다”고 응답했다.
질병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진 대상 항생제 적정 사용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의료인이 환자에게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와 불필요한 경우를 명확히 설명하고 근거 중심 처방을 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한편, 질환별 항생제 사용 지침도 지속적으로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의료 현장에서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줄이고 환자의 항생제 요구로 인한 오남용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대국민 인식 개선 활동도 확대한다. 조사에서 항생제 관련 정보를 접한 뒤 행동 변화가 나타났다는 응답이 70%를 넘은 만큼 항생제의 올바른 용도와 복용 방법, 항생제 내성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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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인식 개선 캠페인과 의료인 대상 교육 강화 등은 항생제 적정 사용을 실현하고 내성 증가를 예방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