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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기소 특검, ‘李선거법 파기환송’ 조희대 대법 판결도 수사 가능

입력 | 2026-05-02 01:40:00

[‘조작기소 특검법’ 후폭풍]
조작기소 특검법 2조 4, 5호 따라… 대법 판결 수사땐 조희대 압박할수도
대통령기록물 열람 허용 의원 정족수 3분의 2이상→5분의 3 이상으로 완화
범여권 의원 찬성만으로 가능해져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조작수사·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이 특검 수사 중 인지 사건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할 수 있는 규정을 두면서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 과정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이 사퇴를 요구해 온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열람 기준과 영장 발부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 검찰 수사에 대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수사 개입 의혹도 집중 수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 李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으로 수사 확대 가능성

특검법 2조 4, 5호에 따르면 특검은 수사 대상 관련 고소·고발 사건과 수사 과정에서 포착된 인지 사건으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 특검범이 규정한 수사 대상 12개 사건에는 검찰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이 대통령을 기소한 사건도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앞서 김건희 특검도 이와 같은 조항을 토대로 ‘김예성 집사 의혹’, ‘통일교 뇌물수수 의혹’ 등으로 수사를 확대한 바 있다”며 “법안에 특검 수사 대상에 대한 표현이 모호해 어디까지 확장될지 가늠할 수 없다”고 했다.

특검법은 또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 의결이 있는 경우 특검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상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의결이 있어야 열람을 허용하던 것을 완화시킨 것. 국회 재적의원은 현재 286명으로 3분의 2 이상(191명 이상) 동의를 받으려면 일부 야당 의원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5분의 3 이상(172명 이상)의 의결로 기준을 낮추면 범여권 의원들만 찬성해도 대통령지정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민주당 의원 152명과 조국혁신당 12명 등 범여권 정당 18명, 친여 성향 무소속 의원 7명을 합치면 177명에 이른다.

이와 함께 특검법은 지방법원 판사가 영장을 발부하면 대통령지정기록물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고등법원장 영장을 요건으로 둔 대통령기록물관리법보다 영장 발부 주체를 넓게 적용한 것이다. 이들 조항은 내란 특검법에도 포함됐는데, 당시 윤 전 대통령 측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대통령기록물법의 취지는 그만큼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라는 것”이라며 “지법 판사가 판단하게 한다는 것은 ‘쉬운 열람’을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대통령과 당시 대통령실의 이 대통령 관련 사건 개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대통령기록물 열람 기준을 낮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지난달 28일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 내용 문건을 공개하면서 “윤석열 정권 당시 대통령실이 수사 상황을 점검하고 보고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문건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 상황 등 구체적인 검찰 수사 상황이 담겨 있었다.

특검 수사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개입 의혹이 규명될 경우 관련자에 대한 특검의 기소와 함께 이 대통령 사건 공소를 취소하는 명분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지난달 30일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독립된 특검이 수사를 통해서 여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필요한 후속 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

● 공소 취소권, 영장 전담 판사 규정 두고 논란

특검법에 포함된 공소 취소권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특검에서도 공소 취소 권한이 있었다”며 과거 특검에도 공소 취소권이 부여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정농단 특검은 공소 유지만 특검의 직무범위에 들어간 반면, 이번 특검법은 공소 유지는 물론 ‘공소 유지 여부 결정권’까지 직무범위로 명시돼 사실상 공소 취소권을 보장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특검이 대장동 등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이첩받을 권리(8조)를 특검법에 포함시킨 것도 쟁점이다. 특검이 기소하지 않은 대장동이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도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한 것. 장 교수는 “과거 특검과 이번 특검을 같다고 하는 것은 틀린 말”이라며 “특정 사건만을 담당하는 특검이 이와 같은 권한을 갖는 것은 기존 특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특검법에 서울중앙지법원장이 특검 관련 영장심사를 전담할 법관을 1명 이상 보임하도록 한 것도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상 특검 전담 영장 법관으로 위헌 소지가 있다”며 “(영장 전담 법관 조항은) 법원 압박용으로 넣은 조항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한 명 이상’이라는 조항은 한 명의 재판관을 영장 전담으로 둘 수 있다는 것인데,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놓고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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