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A씨(당시 23세) 실종 2024년 11월 서울 당산역서 발견 경찰·구청 5개월간 끈질기게 추적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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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25년 전 잃어버린 저희 동생이 맞아요. 죽은 줄만 알았는데…군대도 잘 마치고 나와서 그동안 어디 있었니? 그동안 고생 많았다.”
지난 2001년 23세의 나이로 실종됐던 A(48·남)씨가 25년 만에 가족 품에 돌아왔다. A씨를 최초로 발견한 뒤 5개월간 추적을 포기하지 않은 경찰과 지자체의 협력이 빛을 발했다.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영등포역파출소 민수 경위는 전화를 한 통 받았다. 당산역 일대 구걸하는 노숙인의 신원 확인을 부탁하는 영등포구청 자립지원팀의 연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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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건강, 심리 상태는 좋지 않았다. 왜소한 체형의 A씨는 위축된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출동한 경찰과 눈을 맞추거나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는 성인 남성임에도 체중이 40㎏에 불과했다. 작은 목소리로 본인의 이름 석 자만을 이야기할 뿐이었다.
A씨의 둘째 누나 B씨에게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타지에 있는 B씨가 당장 경찰서를 방문하기 어려워 경찰은 우선 A씨를 시설에 입소시키기로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민 경위와 구청 직원들은 이들 가족의 상봉이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시설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A씨가 돌연 시설에서 이탈해 다시 자취를 감춰버렸기 때문이다. 숨바꼭질은 5개월간 이어졌다.
하지만 경찰과 구청 직원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민 경위는 휴무일을 이용해 당산역을 찾는가 하면, 평소 친분이 있는 인근 타 지구대 동료들에게 A씨 인상착의를 공유했다. 영등포구청 자립지원팀, 시립 영등포보현센터도 당산역을 수시로 방문해 A씨를 수소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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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마침내 다시 가족 품에 돌아가게 됐다. 가족들은 평소 조용한 성격이었던 A씨가 과거 자동차를 구매하려다 사기를 당했고, 이에 대한 상실감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 등으로 자취를 감춘 건 아닐지 추정한다고 한다.
이번 일을 주도한 민 경위는 “보통 사망말소된 분들은 가족과 단절된 분들이 많은데, 가족들에게 꼭 A씨를 찾아드려야겠다는 생각에 더 필사적이었다”며 “구청과 센터 등 협력기관 직원분들의 노고,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민 경위는 이어 “여름이 되면 노숙인이 늘어나는데 사회복지 분야 예산이나 전담 경찰 제도 등 지원이 많아져 더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 경위는 A씨의 신원 회복을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과 연계해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