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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아파트 늘어도 간접흡연 민원 두배로 급증

입력 | 2026-04-21 04:30:00

금연아파트 지정 4년새 1.7배로↑
공용공간만 제재, 실내흡연 못막아
“금연구역 지정 넓혀 제재 강화해야”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 씨(35)는 매일 화장실 환기구에서 새어 나오는 담배 냄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씨는 “비염이 있는 여섯 살 아들 때문에 경비실에 민원을 넣고 이웃들과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다”며 “금연아파트 지정을 건의하고 싶어도 주민 동의를 일일이 받아야 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20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금연 아파트는 3921곳으로 2021년 말(2268곳)에 비해 1.7배로 늘었다. 간접흡연을 피하고 싶은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2017년부터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금연 구역 지정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아파트 내 간접흡연 민원은 오히려 더 빠르게 늘고 있다. 2021년 2만9419건이던 민원은 2024년 6만2980건으로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1∼6월)는 3만1962건에 달한다. 이 때문에 금연아파트 지정만으로는 흡연 갈등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아파트 금연 구역 지정은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등 공용 공간만 가능한 데다 집 안에서의 흡연은 여전히 단속하거나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흡연자들이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연기가 창문이나 환기구를 통해 이웃집으로 유입되면서 민원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집 안 흡연이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금연 구역을 더 확대해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별도 흡연 공간을 설치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서울의 한 보건소 금연관리팀장은 “흡연 공간은 비흡연 주민들에게 혐오 시설로 인식돼 별도로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서는 금연 구역 확대와 지정 요건 완화를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올 2월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기존 공용공간 외에 지상 주차장과 필로티(기둥만 두고 벽체 없이 개방된 구조) 공간까지 금연 구역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금연 지정 아파트 신청 시 주민 동의 기준도 기존의 ‘2분의 1 이상’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낮추는 내용이 포함했다. 김 의원은 “아동, 노인, 임산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금연 구역을 확대해 간접흡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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