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운동과 하루 7~8시간 숙면, 치매 위험 감소 효과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뇌 건강에 가장 나쁜 행동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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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인 운동과 하루 7~8시간의 수면을 유지하면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좌식 생활’은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캐나다 요크대학교(York University) 연구진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진은 약 300만 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69개 코호트 연구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신체활동, 좌식 생활, 수면 시간이 치매 발생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평가했다.
치매는 전 세계 약 5500만 명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환자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직 없어,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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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의 핵심 결과 중 하나는 신체활동과 치매 위험 감소 간의 강한 연관성이다.
49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평균 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는 연령, 성별, 기저 질환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관찰됐다. 유산소 운동부터 근력 운동까지 다양한 형태의 신체활동이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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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은 ‘7~8 시간’이 적정… 너무 적어도 많아도 문제
수면 시간과 치매 위험 사이에는 ‘U자’형 관계가 확인됐다. 수면 시간이 너무 짧거나 너무 길어도 부정적인 결과와 연관됐다.
구체적으로 하루 7시간 미만 수면은 치매 위험을 18%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8시간 넘게 자는 것 또한 치매 위험 28% 증가와 관련 있었다.
17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로, 하루 7~8시간 수면이 가장 바람직한 범위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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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식 생활은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3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하루 8시간 이상 앉아 있는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27% 증가하는 것과 관련 있었다.
현대 사회는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공간 이동의 필요성이 줄어들며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위험 증가는 매우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평가된다.
특히 운동 부족과 오래 앉아 있는 생활 방식은 서로 다른 개념이므로 각각을 줄이려는 전략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출근 전에 운동을 하더라도 하루 8시간 앉아 생활하는 방식의 해로움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운동은 운동대로 규칙적으로 하고, 근무 시간 틈틈이 의자에서 일어나 짧게라도 신체활동을 반복적으로 해야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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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적인 생활 방식이 뇌를 보호하는 이유는 여러 생물학적 기전으로 설명된다.
운동은 뇌로 가는 혈류와 산소를 증가시킨다. 뇌에는 매우 작은 모세혈관이 있는데, 이러한 미세 혈관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 뇌 위축의 핵심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신체가 움직일 때 발생하는 근육 수축은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단백질 분비를 촉진한다. 이 분자는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신경 세포를 생성하며, 특히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해마를 비롯한 뇌 영역에서 신경 세포 간의 연결을 개선한다.
또한 신체활동은 뇌에 플라크를 축적시켜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펩타이드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뇌는 잠을 자는 동안 베타 아밀로이드 같은 노폐물을 제거한다. 또한 뇌 세포 사이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 균형 유지, 기억력 강화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이러한 기능의 정상 작동을 방해해 신경 퇴행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반대로 수면 시간이 지나치게 긴 경우는 이미 진행 중인 신경학적 변화나 다른 건강 문제를 반영하는 신호일 수 있다. 단순히 오래 자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적정 수준보다 더 많이 자게 만드는 원인이 따로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좌식 생활 연구는 아직 부족
연구진은 좌식 생활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은 혈관 기능 저하, 대사 이상 등 독립적인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향후 치매 예방 연구에서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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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좌식 생활의 ‘내용’도 뇌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TV 시청 같은 수동적인 좌식 생활은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서, 낱말 풀이, 악기 연주, 외국어 학습 등 인지 자극이 있는 좌식 행동은 오히려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 일상 습관이 뇌 건강 좌우 …꾸준함이 제일 중요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일상 습관이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 30~40분 꾸준히 신체활동을 하고, 하루 7~8시간의 수면을 유지하며,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굳이 순서를 따지면 잠을 잘 자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적절한 수면으로 몸을 회복해야 건강한 식습관과 신체활동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343621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