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렬의 화학 생활] 자연스러운 피부 노화 현상… 비타민C 많은 채소·과일 섭취하면 도움
40세가 지나면 피부가 노화되면서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불포화 알데하이드 화합물인 ‘2-노네날(2-Nonenal)’이 생성된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스트레스로 활성산소 늘면 체취 강해져
2-노네날은 우리 피부가 늙어가는 과정에서 피부 지질이 과산화되며 자연스럽게 생긴다. 나이가 들면 피지 분비량 자체는 감소하지만 피지 성분 중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증가한다. 또 노화가 진행되면서 자외선, 스트레스, 환경오염 등으로 우리 체내에 활성산소가 늘어난다. 이 활성산소는 피지선을 공격해 불포화지방산을 산화시킨다. 이때 휘발성이 강한 2-노네날을 비롯해 다양한 알데하이드류가 생성돼 체외로 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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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2-노네날이 몸이나 옷에서 잘 제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노네날은 물과 잘 섞이지 않는 지용성 화합물이라 일반 비누로는 잘 씻기지 않는 데다, 수용성인 땀과 달리 피지와 단단히 붙어 있어 물 샤워를 자주 해도 제거하기 어렵다. 또한 2-노네날은 휘발성이 있긴 해도 섬유에 한번 달라붙으면 잘 지워지지 않는다. 옷, 속옷, 잠옷, 침구류 등으로 옮겨가 냄새를 축적한다. 아무리 몸을 깨끗하게 씻어도 침구류나 옷에 2-노네날이 남아 있으면 체취가 계속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2-노네날은 체내에서 끊임없이 생성되기 때문에 제거와 생성 억제를 모두 신경 써야 한다. 감, 녹차, 쓴메밀 등에 많이 들어 있는 탄닌은 강력한 항산화 및 탈취 효과가 있다. 탄닌은 2-노네날의 알데하이드 그룹과 화학적으로 결합해 2-노네날을 냄새를 유발하지 않는 안정적인 물질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닌 성분이 함유된 전용 비누나 보디 워시를 사용해 땀샘과 피지선이 많은 부위를 집중적으로 세정하면 냄새를 효과적으로 지울 수 있다. 지용성 오염물을 제거할 수 있는 특수 계면활성제가 포함된 세정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옷과 침구류를 자주 세탁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과탄산소다와 같이 산화·표백 작용을 하는 세제를 이용하면 냄새 분자를 잘 제거할 수 있다. 실내 공기에 퍼진 냄새를 제거하려면 주기적으로 환기해야 한다. 페브리즈 같은 냄새 제거 스프레이는 냄새 분자를 가둬 냄새가 나지 않게 한다.
침구 관리·항산화 식단 병행하면 체취 관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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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노네날 영향으로 몸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만약 고령자에게서 불쾌한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그건 그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어 체취를 관리할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일 수 있다. 불쾌한 냄새는 외로움의 신호일 수 있다는 의미다. 고령자에게서 나는 냄새를 ‘노인 냄새’라고 부르며 노인을 차별하는 행태가 종종 보인다. 나이를 강조하기보다 좀 더 중립적이고 과학적인 ‘노화취’ ‘고독취’ 같은 용어를 써보는 건 어떨까. 누구나 겪는 노화, 그리고 죽음의 길에서 서로 좀 더 이해하고 배려했으면 좋겠다.
이광렬 교수는… KAIST 화학과 학사, 일리노이 주립대 화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03년부터 고려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 저서로 ‘게으른 자를 위한 수상한 화학책’ ‘초등일타과학’ ‘사춘기는 처음이라’ 등이 있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534호에 실렸습니다〉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