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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이 아저씬 뭔데” 독립운동가 조롱 선 넘는데…처벌은 왜 못하나

입력 | 2026-04-10 10:19:44

임시정부 수립일을 앞두고 독립운동가 조롱 AI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처벌 규정이 미비해 법 개정과 플랫폼의 모니터링 강화 등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경덕 인스타그램 갈무리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4월 11일)을 앞두고 독립운동가를 조롱하거나 희화화하는 인공지능(AI)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틱톡 등 각종 SNS 플랫폼에 독립운동가를 모욕하는 게시물이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서 교수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의사의 사진 위에 “이 아저씨는 뭐냐” “도시락 폭탄 왜 먹냐, 헤어스타일 바꿔라” 등의 모욕적인 자막이 합성돼 있다.

이 같은 조롱은 특정 인물에 그치지 않고 독립운동가 전반을 대상으로 했다. 서 교수는 “독립운동가에 대한 외모 평가나 기여도 순위 매기기, 독립운동가 사진을 게임 캐릭터나 연예인과 합성하는 어이없는 게시글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독립운동가를 성적인 장면으로 묘사한 악의적인 사진까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는 “역사적 인물들을 조롱의 소재로 소비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 독립운동가 조롱 활개치지만…“실질적 형사 처벌 어려워”

문제의 안중근 의사 조롱 영상. 서경덕 교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실제로 비슷한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틱톡에는 유관순 열사를 로켓과 합성해 희화화한 AI 영상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가하면 안중근 의사를 열차에 합성해 ‘방귀 열차’라고 조롱한 영상은 누적 조회수가 13만 회에 달하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이처럼 악성 콘텐츠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실질적인 형사 처벌은 어려운 실정이다. 현행법상 모욕죄는 생존자에게만 적용되며 사자(死者)에게는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자명예훼손죄 역시 단순한 희화화나 조롱이 아닌 ‘허위 사실 적시’가 입증되어야만 죄가 성립한다. 이에 서 교수는 “독립운동가 모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과 누리꾼의 역할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서 교수는 “틱톡 등 SNS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모니터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며 “누리꾼들 역시 악성 콘텐츠를 발견하면 적극적인 신고를 통해 노출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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