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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8일 포괄임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지도지침을 내놨다. 포괄임금제는 근로 형태나 업무 성격상 근로시간을 계산하기 힘든 경우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묶어서 지급하는 임금 산정 방식이다. 법원도 판례를 통해 합법으로 인정해 왔다. 이번 지침은 포괄임금제와 관련해 정부가 내놓은 첫 가이드라인이다. 근로자들이 정당한 임금을 챙길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이지만, 현실과 부딪히는 부분이 적지 않아 노동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 거란 지적이 나온다.
오늘부터 시행되는 고용부 지침은 임금대장, 임금명세서에 기본급과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 등을 명확히 나눠서 기재하고, 실제 근로시간에 상응한 수당을 계산해 지급하는 것을 사용자의 의무로 규정했다. 시간외 수당을 미리 정해 월급에 포함시키는 ‘고정OT(초과근무) 계약’을 맺은 경우에도 근로자가 받아야 할 법정 수당이 사전에 정한 금액보다 많아지면 사용자는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임금 체불로 간주돼 처벌받을 수 있다.
부당하게 근로자 수당을 떼어먹어 ‘공짜 노동’ 논란을 빚는 ‘악덕 고용주’ 처벌은 당연히 강화돼야 한다. 하지만 노동 현장에는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일하는 시간보다 연장근무 시간을 넉넉히 잡아 임금을 더 지급하는 정상적인 기업이 훨씬 많다. 포괄임금제를 시행하는 회사들을 모두 문제 있는 기업으로 봐선 안 되는 이유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정부 지침대로 근무시간을 엄격히 따지기 시작하면 근로자가 실제로 받는 임금이 오히려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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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시장은 경직적 주 52시간제 등으로 다른 선진국보다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도체 초격차 경쟁, 인공지능(AI) 전환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근무 시간, 형태를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여지를 늘려야 한다. 포괄임금제를 억제하려는 정부 지침이 이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