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시설 피격에 이탈리아·벨기에·중국에도 공급 중단 한국 수입량의 14% 차지…전기-가스 요금 오를듯
[AP/뉴시스]
한국의 카타르산 LNG 도입 비중은 14% 수준으로 카타르에너지 불가항력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현물(Spot) 시장에서 가격이 비싼 LNG를 사들여와 전기 및 가스 요금이 폭등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카타르에너지가 이날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 등 고객사와 체결한 일부 장기 LNG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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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너지가 불가항력을 선언한 것은 이란이 걸프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에너지 기반 시설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카타르 역시 이달 18일(현지시간) 이란의 공격을 받아 카타르 북부 해안 라스라판 지역의 국가 핵심 가스 시설에 화재가 발생했다.
라스라판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약 70㎞ 떨어진 산업도시다. 이곳에선 LNG, 석유화학, 발전, 담수화 관련 인프라가 집중돼 있는 곳으로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카타르의 ‘경제 심장’으로 통하는 지역이다.
이달 19일 사드 알 카비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이란 공격으로 카타르 LNG 수출 생산 능력의 약 17%를 담당하는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복구에는 3~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상된 두 개의 LNG 생산 설비로 인해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으로 향하는 최대 5년 장기 LNG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 조항을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에 당장 한국 경제는 비상등이 켜졌다. 200일 치 넘는 비축 물량으로 단기 대응이 가능한 원유와 달리 섭씨 영하 163도에서 가스를 액화 상태로 보관해야 하는 LNG 특성상 장기 비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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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한국의 LNG 비축 의무량은 약 9일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내 LNG 수입 나라별 동향을 보면 지난해 기준 호주에서 총 31.4%, 말레이시아 16.1%, 카타르 14.9% 순이었다. 원유와 달리 LNG의 중동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워낙 비축물량이 적고 대부분 장기 계약으로 수급하는 LNG 특성상 가격이 비싼 단기 현물 시장에서 가스를 사와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LNG 공급망이 막히게 되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전후방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작성한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공급망 시나리오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이어지면 LNG 가격은 최대 200% 오르고 한국의 모든 산업 생산비는 평균 9.4% 뛸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LNG는 국내에서 전력 생산과 난방, 산업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에너지원으로 LNG 가격 상승은 물가 인상을 부추길 수 있는 최악의 악재로 인식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론 LNG를 원료로 돌리는 발전 단가가 올라 전기요금마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