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쇼크 장기화] 韓산업계 원자재 공급 적신호 국내 에틸렌 생산 1위 여수 산단 LG화학 2공장 중단 ‘고육지책’ “대산-울산 산단 셧다운 확산 우려” 車-조선업-반도체 생산차질 가시화… 고유가-고환율에 ‘수요 절벽’ 우려도
자동차, 선박, 반도체 공장을 돌리는 핵심 원자재 공급이 압박을 받는 데 이어 고유가·고환율로 ‘수요 절벽’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한국 산업계의 침체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제품을 만들기도, 팔기도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다.
● 여수 산단 셧다운 현실화… “길어야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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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연이어 공장을 멈추는 것은 바닥을 드러낸 나프타 재고 소진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서다. 정부는 정유사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언급하며 “5월까지는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현장의 체감 위기는 다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여수가 공장을 못 돌리는 첫 위기를 맞았지만, 조만간 대산과 울산 산단으로 연쇄 셧다운이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업체들이 원재료 수급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4월 공급망 대란’을 막기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입처를 다변화해 미국이나 아프리카 등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희망봉을 우회해야 해 국내 도착까지 40일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의 원료 공백을 메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도 검토하고 있지만 전 세계 석유화학 업체들이 일제히 물량 확보전에 뛰어들기 때문에 충분한 양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車시트도 못 만드나… “고유가에 판매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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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역시 해상 물류비 폭등과 고환율에 따른 수입 원료 단가 상승의 늪에 빠졌다. 제철소는 LNG 자가 발전으로 고로를 돌려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에너지난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다”며 “환율 상승까지 겹쳐 원자재뿐만 아니라 화물 물류 등 모든 가격이 뛰기 때문에 자영업자부터 반도체 기업까지 전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쇼크가 ‘수요 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공급망 부족을 뚫고, 제품을 만들더라도 살 사람이 없어지는 샌드위치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가가 급등하면 글로벌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효과로 지갑이 닫히고, 수출에도 타격이 온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에마뉘엘 카우 바클레이스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는 “시장은 유가가 장기간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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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