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화재참사] 탈출한 직원들 상당수 골절 등 중상 “화재경보기 평소처럼 오작동인줄” “환풍기 보강 안돼”… 업체 “추가 설치”
매트리스 없는 맨땅으로 뛰어내려 중상 20일 오후 1시 17분경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점심시간을 맞아 휴식을 취하던 직원들은 필사의 탈출에 나섰다. 불이 빠르게 확산되자 직원들은 건물 2층에서 맨몸으로 뛰어내렸고, 아래에 매트리스 등 완충장치가 없어 중상을 입었다. 사진 출처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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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카만 연기가 눈앞 가득 차니까 공포감이 몰려왔어요. 소방차 사다리가 좀 짧았는데 저는 창문에 매달려 겨우 발끝이 닿았지만 다른 직원들은 ‘차라리 뛰자’며 뛰어내렸어요.”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업체 안전공업 공장 화재 현장에서 만난 40대 남성 직원은 20일 화재 당시 긴박했던 대피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 직원은 화재가 발생한 이날 오후 1시경 건물 3층 탈의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는 “사이렌 소리가 나고 직원들의 비명과 다급한 대피 소리가 들렸는데 화들짝 놀라 창밖을 보니 이미 검은 연기가 건물을 집어삼킨 뒤였다”며 “급하게 2층까지 내려갔지만 2층부터는 눈앞이 그냥 다 캄캄해서 일단 다들 창문 쪽으로 뛰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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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화재 발생 시간이 점심 직후 휴게시간이었던 데다 화재경보기가 평소 오작동이 잦아 직원 다수가 화재 상황을 늦게 인지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소방 훈련과 시설 개선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했다. 5년간 공장에서 근무했다는 한 직원은 “실제 화재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해 소화전 훈련 등을 한 적은 있다”면서도 “주기적으로 안전 교육이 진행되긴 하지만 형식적으로 문서에 서명만 할 뿐 사실상 제대로 된 교육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장마다 유증기가 가득해 환풍기를 좀 더 보강 설치해 달라는 요구를 직원들이 자주 해 왔는데, 신규 설치보다 창문을 열고 작업하는 식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전공업 관계자는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있긴 했지만 자주 발생하지도 않았고, 안전 교육과 관련해서는 법정 의무 교육 시간을 어긴 적이 없다”며 “환풍시설도 요청에 따라 추가 설치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