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어긋나자 “돈 돌려달라” 일부 운용사, 환매비율 제한 조치 또 다른 금융위기 뇌관 우려 나와
내슈빌=AP/뉴시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유명 사모대출 운용사 클리프워터는 올 1분기(1∼3월)에 330억 달러(약 48조8400억 원)의 주력 기업대출펀드에서 14%의 지분에 대한 환매 요청을 받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처럼 환매 요청이 빗발치자 최근 클리프워터가 환매 비율을 지분의 7% 이하로 제한했다고 전했다.
최근 모건스탠리 역시 ‘노스헤이븐프라이빗인컴펀드’에 대한 환매 한도를 전체 주식의 5%로 제한했다. 투자자가 요청한 비중의 약 절반만 수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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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 요청이 많은 펀드는 대부분 소프트웨어 산업과 관련이 있다. 인공지능(AI)의 급성장으로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이 몰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관련 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던 사모펀드로부터 투자금을 빼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11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부실 우려를 반영해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사모대출 펀드의 담보자산 가치를 하향하겠다고 밝혔다. FT는 월가 대형 금융사 또한 급성장한 사모대출 시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여파로 같은 날 뉴욕 증시에서 주요 사모펀드 기업의 주가 또한 일제히 하락했다.
사모대출은 일반적으로 비(非)은행 금융중개회사의 대출을 칭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미국 금융당국은 재발 방지 차원에서 기존 은행권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그 여파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사모대출 시장이 급성장했는데 이것이 또 다른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의 전체 규모는 약 1조8000억 달러(약 2664조 원)로 추산된다. 사모 대출은 은행권 대출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지고 자산 평가 또한 주관적이어서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될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다만 대부분의 사모대출 펀드는 아직 수익률도 높고 신용 또한 안정적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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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