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4차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7-2로 승리해 WBC 본선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6.03.09 도쿄=뉴시스
한국 더그아웃은 9회말부터 이미 눈물바다였다. 조병현(24·SSG)이 8회에 이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자 고우석(28·디트로이트)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가 전광판에 채워지자 고우석은 눈물을 쏟으며 마운드로 뛰쳐나갔다.
처남, 매제 사이이자 친구 사이인 이정후와 고우석에게 도쿄돔은 아픔이 서린 곳이다. 정확히 3년 전 이날 한국은 호주와의 2023 WBC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7-8로 일격을 당했다. 한국은 패배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3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던 고우석은 갑작스러운 담 증세로 공 한 개 던져보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참사의 주역’이라 자책해왔던 두 사람은 1096일 만에 8강 진출의 한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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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3회초 대한민국 공격 무사 2루때 이정후가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3.9 뉴스1
2009년 제2회 대회 이후 17년 만에 WBC 8강행 티켓을 거머쥔 한국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참을 그라운드에 남아 승리의 여운을 만끽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조차 붉어진 눈시울로 동생들과 포옹했다. 1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WBC 마운드에 선 류현진은 승리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대표팀에서 뛰니까 아직 좋다”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4차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7-2로 승리해 WBC 본선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 류지현 감독이 눈물을 닦고 있다. 2026.03.09 도쿄=뉴시스
바늘구멍 같은 경우의 수를 뚫어낸 한국 선수단은 11일로 넘어가는 자정 무렵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2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향했다. 이미 조별리그부터 5성급 호텔에 묵는 등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했던 선수들이지만 이번 마이애미행부터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급 ‘특급 대우’를 받는다.
전 선수단은 WBC 조직위원회가 제공하는 전세기를 탄다. 모든 좌석이 비즈니스석으로 개조된 특별 전세기다. 미국 현지에서는 숙소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할 땐 선수단 버스 앞뒤로 총 12대의 오토바이가 호위한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7-2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지은 대한민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3.9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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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