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장기전 양상] 바레인-이란 등 담수화 시설 피격 에어컨 돌릴 전력 인프라도 위협 40~50도 오가는 여름엔 치명타 우려
불타는 테헤란 원유 저장시설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원유 저장 시설이 7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였다. 이란 원유 시설에 대한 공격은 개전 이후 처음이다. 미국 CNN은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는 해당 영상이 촬영된 위치가 테헤란 북동부 원유 저장 시설 인근이라고 확인했다. 사진 출처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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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주요 중동 국가들의 원유와 천연가스 인프라뿐 아니라 해양 담수화와 전력 생산 플랜트 같은 시설들도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물 부족이 심하고, 고온의 사막 기후인 중동에서 해양 담수화와 전력 생산 플랜트는 식수와 냉방에 꼭 필요해 사실상 ‘생명줄’로 여겨진다. 전쟁이 계속되고 공격 범위도 넓어지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등 오일머니를 앞세워 화려한 마천루를 만들고, ‘글로벌 허브’를 지향하던 중동 산유국들이 자국민들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날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바다인 걸프만(이란에선 페르시아만, 아랍권에선 아라비아만)에 자리잡은 섬나라 바레인은 “이란의 드론이 우리의 해양 담수화 시설에 피해를 입혔다. 이란이 민간인 목표물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이란을 비롯한 바레인 등 걸프 국가들은 심각한 물 부족 속에 해수를 식수로 바꾸는 담수화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담수화 시설은 가장 취약한 군사 목표 중 하나이며, 이것 없이는 걸프지역 거대 도시들이 사실상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앞서 2008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주사우디 미국대사관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식수 90% 이상이 오직 한 해수 담수화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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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도 해양 담수화와 전력 생산 시설에 대한 공격을 받아 큰 피해를 받았다. 7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미국이 자국 케슘섬의 담수화 시설을 공격해 최소 30개 마을의 식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반면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 측은 “이 공격은 미군과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일 이란 북서부 도시 마하바드의 전기 공급이 완전히 끊겼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해 6월 이란과 벌인 ‘12일 전쟁’ 때 이스라엘은 이란 내 발전소를 대거 공격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여름 내내 이란 곳곳에서 전력 및 물 공급이 중단됐고 이번 전쟁까지 겹쳐 주민들의 고통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