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골목에서 한 어르신이 간편 죽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 뉴스1
‘부모를 부양할 책임이 자식에게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국민이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 전적으로 부담해 온 노부모 돌봄 책임을 정부나 사회가 함께 나눠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5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를 모실 책임이 자식에게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은 20.63%에 그쳤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47.59%로 찬성 의견의 두 배가 넘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6월 73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광고 로드중
돌봄에 대한 인식 변화는 자녀 양육에서도 드러났다. ‘자녀는 집에서 어머니가 돌봐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하는 응답은 2007년 64.7%에서 지난해 33.83%로 크게 줄었다. 반대 의견이 34.12%로 찬성보다 많았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돌봄 책임을 부모가 나눠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와 기초 보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도 강했다. 국가 건강보험을 축소하고 민간 의료보험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70.5%가 반대했다. 유치원이나 보육시설 무상 제공에는 72.68%가 찬성했다. 다만 대학 교육 무상 제공에 관해서는 ‘반대’가 42.13%로 찬성(30.25%)보다 많았다.
전문가들은 핵가족화로 인해 돌봄 책임이 점차 가족에서 사회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동민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형제자매 없이 한 부부가 양쪽 부모를 전적으로 부양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자연스럽게 지역 사회와 국가가 부양책임을 연대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