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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175명 등 이란서만 1100명 숨져… “소녀의 꿈이 희생당해”

입력 | 2026-03-05 04:30:00

[美-이란 전쟁]
공습 나흘째, 민간 피해도 급증… 美, 수업중 초등교에 오폭 논란
고교서도 공습으로 최소 2명 숨져… UAE-바레인 등 사망자 잇달아
레바논선 수만명 피난길 올라



폐허로 변한 테헤란 도심 3일(현지 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지난달 28일부터 계속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도심을 지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학생 등을 포함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자 국제사회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발발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3일 기준 이란 전역에서 최소1097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 중 181명은 어린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또한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헹가우가 이란 사망자 수를 최소 1500명(민간인 200명 포함)으로 집계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란 내 인터넷이 차단되면서 사망자 수를 확인하는 게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 와중에 이란이 주변 중동국의 각종 민간 시설에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레바논,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도 최소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열어 놓은 터라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민간인 피해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중동 전역서 민간인 피해자 급증

이탈리아선 무사 귀환 안도 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국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출발한 승객들이 가족과 포옹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에 따른 이란의 반격으로 아부다비 등 중동 곳곳에서는 항공 대란이 발생했다. 로마=AP 뉴시스

HRANA 측은 “집계한 이란 민간인 사망자 수치는 예비조사 결과”라며 “추가로 접수된 수백 건의 사망 사례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수가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앞서 2일 이란 적신월사는 이란 150여 개 도시에서 최소 78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주변 중동국의 사상자 또한 늘고 있다. 이란이 UAE를 향해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발사하면서 현지에 거주 중이던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국적자 3명이 사망했고 최소 68명이 부상을 입었다. 바레인의 한 항구에서도 미국 국기를 단 유조선이 정박 중 공격을 받아 조선소 노동자 한 명이 숨졌다.

블룸버그는 “중동 지역 노동력의 40% 이상을 이주노동자가 차지하고 있다”며 “수백만 명의 이주노동자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중동에서 일하는 동남아시아·남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는 최소 2400만 명이다.

레바논에선 이스라엘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공격해 최소 5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레바논 남부의 여러 마을에선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투가 벌어져 수만 명의 주민들이 피란길에 오른 상태다. 쿠웨이트 군인 두 명 또한 사망했고 11세 쿠웨이트 소녀 또한 미사일 파편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에서도 최소 11명이 숨졌다.

미군 사망자는 현재까지 6명. 이들은 1일 이란이 쿠웨이트 남부 항구도시 슈아이바를 공격할 당시 전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 4∼5주의 공격 기간을 거론한 데다 지상전 가능성까지 열어둬 사상자는 이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희생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 노벨상 수상자 말랄라도 여학생 사망자 애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여자초등학교를 오폭해 최소 175명의 여학생이 숨진 사건에 대한 후폭풍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학교는 이란 혁명수비대 관련 건물이 밀집한 인근에 있어 화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미나브에서 열린 합동 장례식에는 수천 명의 조문객이 모여 애도했다. 이들은 관을 운반하는 트럭 주위로 몰려들어 통곡했다. 일부는 관 위에 사탕과 장미 꽃잎을 뿌렸고 일부는 ‘이슬람 공화국을 지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사망자들이 묻힌 공동묘지에서는 인부들이 한꺼번에 시신을 묻을 수십 개의 구덩이를 파는 모습도 포착됐다.

201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파키스탄 출신의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또한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품고 배움을 위해 학교에 가던 소녀들이 희생됐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유네스코 또한 성명에서 “학생들이 살해되는 것은 국제법의 중대한 위반”이라고 동조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의 헤다야트 고등학교에서도 공습으로 최소 2명의 학생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사회의 비판이 들끓고 있지만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의도적으로 학교를 공격하지 않는다”고만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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