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0원대 안정세 깨고 환율 급등…안전자산 쏠림에 원화 가치 ‘뚝’ 전문가 “사태 장기화 땐 1540원” 전망도…“진정되면 상승 제한적”
중동사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3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6원 상승한 1462.3원에 개장했다. 2026.3.3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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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420원대까지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이던 달러·원 환율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 다시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강해지면서, 달러 가치가 치솟고 원화 가치는 급락하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사태 장기화 및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 시 환율이 1500원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각국의 시장 개입이 본격화할 경우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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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외환시장 주간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 주간 종가 대비 26.4원 오른 1466.1원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한때 98.11선까지 고점을 높이며 강달러 흐름이 뚜렷해졌고, 미국 10년물과 2년물 국채금리 역시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중동 지역의 전운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인 위험 회피 심리가 달러화 등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쏠림을 가속화한 결과다.
코스피 지수 역시 이날 7% 넘게 급락했다. 장중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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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장기화 땐 1500원 위협…진정 국면 땐 상승 제한
이번 사태의 지속 기간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수준에 따라 환율이 단계적으로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KB국민은행 분석에 따르면 갈등이 3~4일 내 단기에 진정될 경우 환율이 1430~1470원 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습과 반격이 이어지며 해협 봉쇄가 3~4주간 지속되는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 환율은 1470~1500원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이란과 주변국 정유 시설이 타격을 입고 해협 봉쇄가 2~3개월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환율이 1490~1540원 사이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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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고 각국 정부가 대응에 나서면 환율 상승폭도 일정 수준에서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형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1480원 근처까지 갈 가능성이 크지만 정부 개입을 통해 환율 상승폭을 제한해 환율은 상승폭과 하락폭 모두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변동성만 높은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시 반영 역시 급격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도 “극단적 전개 없이 소모전에 가까운 형태로 갈등이 장기화되면 불확실성과 위험 회피 등을 반영해 달러·원 환율이 1480원 부근까지 제한적인 반등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란 분쟁 당시에도 초반 국제유가가 대폭 상승했고, 주식시장도 하락하는 등 유사한 패턴을 보였지만, 미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한 이후에는 시장이 안정되는 패턴을 보였다”며 “하메네이 사망으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지만, 미국 내 반전 여론 등을 고려하면 장기화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당국, 시장안정 총력…이상징후시 100조원 시장안정 프로그램 가동
정부와 외환당국은 시장 변동성 확대와 실물경제 충격에 대비해 발 빠른 조치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3일 오전 이창용 총재 주재로 ‘중동사태 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한은은 국외사무소 등과 연계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해 시장 반응과 리스크 전개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시 적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역시 이날 오전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이상 징후 발생 시 ‘100조 원+α(알파)’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가동해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에 편승한 가짜뉴스 유포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의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중동 상황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관계기관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양상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중동 상황이 진정세를 보일 때까지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매일 개최해 향후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뉴스1)